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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상경제대책인가 비상선거대책인가 - 팬데믹 세계정치③

근로자와 기업이 살아있어야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는 즉시 경제를 재가동시킬  수 있어

 

코로나19에 대한 각국의 대응은 각기의 제도적 특징에 따라 다르게 나온다. 미국정부는 사회보장이나 의료보험 제도의 취약성을 감안하여 대규모 재정지원책과 통화공급을 포함하는 비상대책을 실행하고 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의료설비와 인력도 급히 보강해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소득흐름이 끊긴 기업에 신용을 제공하고 근로자들에게 1인당 1,200 달러 수표를 발송한다. 평소에 생각할 수 없었던 비상조치들이다.

 

서유럽 국가들은 이미 잘 짜여진  사회보장과 공공의료 제도에 예산을 더 투입하여 근로자들의 생존을 보장하는 등 평소에 하던대로 하면서, 방역대책에 집중하면 된다. 평소 시장자유주의를 강조하던 미국은 사회주의적 재분배를 임시적으로 도입해야 하지만,유럽국가들은 평소에 사회주의적 제도를 부분적으로 운영해 왔기 때문에 임시적 조치가 필요없는 것이다.

 

사회보장과 공공의료 제도가 미발달한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기 위하여 정부의 권위주의적 억압조치들이 동원된다. 대표적인 경우가 중국이었다.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의사 리원량의 입을 틀어막고 초기 대응 기회를 놓쳤다. 뒤늦게 행동에 나선 공산당 정부는 우한의 교통서비스를 중단시키고 시민감시체제를 발동했다. 병원으로 몰려든 환자들이 검사나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줄 서 있다가 쓰러져 죽어갔다.

 

중국당국은 우한봉쇄 두 달만에 유행병 확산세를 잡았다고 자평하고 공장 재가동을 명령했다. 그러나 정부를 불신하는 근로자들은 직장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유행병 재기의 조짐도 나타난다는 설이 돈다. 국제사회도 중국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를 반신반의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태리와 스페인이 코로나19 유행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사회보장과 공공의료 제도를 잘 갖추고 있지만 유럽에서 경제적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나라들이다. 공공의료제도 역시 기능저하 상태에 빠져 있었다.  

 

미국정부는 2조2천억 달러에 달하는 비상대책 예산을 마련하여 집행하고 있다. 문닫는 소상인들에게는 대출금 원리금 상환을 유예해 주고 상환기한을 연장해 주며, 종업원을 해고시키지 않는 조건 하에서 추가대출도 제공한다. 항공, 호텔업을 비롯해 부채압박에 놓인 기업들에게도 대출을 제공한다.

 

미국정부는 코로나19의 유행속도를 저하시키기 위해 음식점, 카페, 소매점 등을 잠시 문닫고 가능하면 집에 머물러 있으라고 미국인들에게 권고하면서, 매달 아파트 월세, 전기 및 수도세, 각종 할부금을 내야하는 서민들에게 기본생활비 1인당 1,200 달러를 지급한다. 이것은 케인즈가 말하는 유효수요 창출을 통한 경기부양책이 아니다. 개인과 기업이 감염병 재난으로 생명을 잃지않고 살아남도록 돕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유행속도를 늦춰야 모든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받아 살아 남을 수 있다. 기본생활비가 있어야 일터와 소득을 잃은 사람들이 신용불량에 빠지지 않고, 사람들이 할부금을 제 때 상환해야 금융기관도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과 기업의 물질적, 경제적 생존에 필요한 기본소득을 제공해 주면서 집에 머물러 있도록 권고하는 조치가 미국정부의 재난대책인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대표하는 미국정부도 비상시국에는 사회주의적 조치들을 사용한다. 미국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기간에도 민간기업들에게 전쟁물자 생산을 명령했다. 대공항 때는 식량배급도 했고, 지금도 저소득층과 학생들을 위한 무료급식제도가 살아있다.

 

미국정부는 재난위기에 처한 서민들의 생존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이런 조치에 아무 주저함이 없었고, 반대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시장경쟁도 기본적 생존권이 보장된 사람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생존권 자체를 걸고 하는 게임일수는 없다고 하는 사고를 우리는 미국정부의 조치로부터 읽을 수 있다.

 

서유럽국가들은 미국보다 사회보장과 공공의료 제도가 잘 짜여져 있어서 재난에 처한 근로서민들을 보호한다. 정부는 복지제도를 통한 예산지출을 증액하면 되기 때문에 비상대책을 세운다고 요란을 떨 필요는 없다. 다만 이태리와 같이 기업과 의료기관의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재난으로인한 피해가 증폭되기도 한다.

 

한국의 경우는 이념편향적 정치인들이 복지 및 의료보험제도의 기능을 왜곡시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다행히 대한의사협회와 같은 전문가단체들이 정치인들을 견제하여 의료적 재앙을 막았다. 감염병에 수반되는 경제적 재앙을 막는데는 김종인씨가 나섰다.   

 

 김종인씨는 29일 국회에서 가진 비상경제대책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비상경제 대책은 먼저 소기업과 자영업자, 근로자의 임금을 직접, 즉시, 지속적으로 재난 상황이 끝날 때까지 보전해주는데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滿期가 돌아오는 회사채가 4월에만 6조 규모고, 연말까지 50조가 넘습니다. 신용보증기금을 확대하는 등의 방식으로 은행들이 더 많은 회사채를 인수하게 해줘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 사태가 끝날 때 까지 근로자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비상조치들을 주문하고 있다.

 

김종인씨의 비상경제대책 기자회견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은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해 중산층을 포함한 하위소득 70% 가구에 대해 4인 기준으로 가구 당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을 상품권과 선불카드로 지급하여 지역상권의 소비진작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밖에 나돌아 다니는 것을 자제해야 하는 서민들에게 상품권을 배분한다는 자가당착적 발상이다.  

 

지금은 근로자와 기업의 생존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로자와 기업이 살아있어야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는 즉시 경제를 재가동시킬  수 있다. 그 때 GDP 성장을 배가시켜서 국채와 기업 및 가계부채를 갚아 나가면 되는 것이다. 상품권과 선불카드 분배약속은 비상경제대책이 아니라 비상선거대책이 아닌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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