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2 (수)

  • 흐림동두천 7.6℃
  • 흐림강릉 8.9℃
  • 서울 8.0℃
  • 흐림대전 9.1℃
  • 박무대구 9.2℃
  • 흐림울산 12.7℃
  • 흐림광주 9.6℃
  • 부산 13.2℃
  • 흐림고창 9.6℃
  • 구름많음제주 12.6℃
  • 흐림강화 7.4℃
  • 구름많음보은 7.2℃
  • 구름많음금산 8.4℃
  • 흐림강진군 10.6℃
  • 구름많음경주시 11.1℃
  • 흐림거제 13.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안보전문가들이 국가 정체성을 논한다

KINSA 10호 3월 출간예정
김희상 소장, 위기의식 논리적으로 전개

한국안보문제연구소 김희상 소장은 북한이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굶고 있는 저들 바로 남쪽에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김정은 체제에 대한 근본적이고 절대적인 위협이고 그래서 적화통일을 실제로 이루는 외에는 항구적 체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아예 없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한다.

 

김희상 소장은 지난 1216KINSA 아카데미에서 위기의 대한민국,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강의하며 한반도 안보위기의 본질적 모순상황을 이렇게 설파했다. 수도군단장, 국방대학교 총장을 거친 예비역 중장으로서 청와대 국방보좌관 경험을 가진 정치학 박사 김희상 소장은 한반도 안보상황이 근본적 모순구조를 안고 있다는 인식을 기초로 북핵문제를 설명해 나갔다. 우리는 이것을 「한반도 모순」이라고 칭해 보자.

 

한반도 모순에서 김정은 체제가 살아남는 길은 적화통일 외에 없다. 북핵은 적화통일의 핵심수단이다. 따라서 북한을 협상으로 달래서 비핵화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북핵문제에 대한 김희상 소장의 논리적 설명이다.

 

한반도 안보상황의 근본적 모순구조에 비추어 볼 때,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게 제시하는 비핵화 보상론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먼저 비핵화 보상론을 김소장은 한미양국은 핵만 폐기하면 부자 만들어주겠다는 식인데라고 표현했다. 그리고는 그냥 좀 퍼줘서 먹여 살리는 것은 몰라도 북한 경제를 부자가 되게 회생시키려면 체제를 바꾸고 사회를 개방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적시한다. 그래서 체제개혁은 물론 개방도 김정은이가 북한체제의 붕괴나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지 않는 한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김소장은 비핵화 보상론을 허망하기 짝이 없는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비핵화 보상론이 실현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그의 논리적 전개 과정에 작용하는 또 하나의 모순요소를 우리는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북한체제 내에 존재하는 지배질서와 경제적 번영 간의 모순이다. 인민의 생활수준을 개선하는 번영은 지배자들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고, 지배자들의 안전은 인민 생활수준의 개선을 방해하는 것이다. 북한체제에 내재하는 이 모순을 「북한체제 모순」이라고 명명하여 앞의 「한반도 모순」과 구별해 놓자.

 

핵만 폐기하면 부자 만들어주겠다는 한미의 비핵화 보상론을 실현불가능하게 만드는 직접적 요인은 두 개의 모순 중 「북한체제 모순」이고, 비핵화 보상론은 애초 「한반도 모순」을 풀어보기 위해 나온 방안이다. 번영하는 남한의 존재 자체가 북한에게 생존적 위협으로 작용한다는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 북한에게 경제적 지원을 제공한다. 그래서 남북한 간 경제적 격차가 해소되면 「한반도 모순」이 해소된다. 그러니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적 지원을 받아라. 이런 논리로부터 비핵화 보상론이 나온 것이다.

 

북한은 아직 비핵화 보상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은 조건없는 경제적 지원만 받겠다는 입장이다. 비핵화나 핵사찰, 경제통계 공개를 요구하는 지원은 받지 못한다는 것이 북한의 태도다.


현실적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비핵화와 경제적 지원 사이의 선후관계를 조정하여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정부의 선후관계 조정론은 우리가 북한에게 선의를 보이면 그들도 선의로 답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 선후관계 조정론은 북한체제가 경제적 번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한다. 한국정부 지도자들은 민족주의적 믿음에 근거하여 「북한체제 모순」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북한체제 모순에 주목하는 미국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실질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 대북제재를 풀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미국정부는 한반도 모순을 풀기 위해 북한 지배자들에게 북한체제 모순을 스스로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정부는 설득에 의해 북한체제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경험에 따라 대북 경제제재라는 압박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 지배질서가 경제적 번영을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드는 「북한체제 모순」은 사실 번영하는 남한이 있는 한 북한체제 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는 「한반도 모순」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논리적으로 볼 때, 「한반도 모순」의 원인 역시 「북한체제 모순」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지배자들이 자기나라의 경제적 번영을 용납할 수 있다면 비핵화와 경제적 지원을 교환함으로써 한반도 모순은 해소될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의 지배자들이 자기나라의 경제적 번영을 용납하지 못하는 체제모순으로 인해서 남한의 번영과 공존할 수 없는 「한반도 모순」을 재생산하는 것이다.  북한의 지배자들은 「한반도 모순」으로 인하여 남한의 번영을 용납할 수 없고, 「자기체제 모순」으로 인하여 자기나라 번영도 받아들일 수 없다. 

 

남한의 번영도 북한의 번영도 받아들일 수 없는 북한의 지배자들이 핵무기를 개발함에 따라 남한정부는 비핵화 보상론으로 대응했다. 비핵화 보상론은 다시 「북한체제 모순」에 부딛쳐 「한반도 모순」을 해소하지 못한다.

  

북한체제 모순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지금의 남한정부는 선후관계 조정론을 견지하는 반면, 북한체제 모순에 주목하는 미국정부는 대북제재를 풀어주지 않는다. 선보상이 북한 비핵화로 선순환할 것이라는 한국정부의 정책과 대북제재를 지속하면서 북한 지배자들에게 북한체제 모순을 스스로 해소하라고 요구하는 미국정부의 정책은 분명히 다른 논리적 전제 위에 서 있다.

 

동맹관계의 두 나라가 각자 다른 대북인식을 갖고 있다.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대북인식의 차이는 동맹의 지속가능성을 저하시킬 수 밖에 없다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훈련 등의 쟁점을 타고 동맹의 무력화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는 것이 김희상 소장의 나머지 강의내용이다.


한국과 미국정부 지도자들은 양국간에 대북인식의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동맹관계가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정치적 선전만 남발하고 있다.  김정은도 "비핵화하는 척만 하고" 트럼프는 "믿는 척만 하는 가운데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은 변함없이 계속"돼 왔다는 비핀 나랑 MIT교수의 표현을 김소장은 인용하고 있다.


「한반도 모순」의 해소를 위한 비핵화 협상이 겉돌고 있을 뿐 아니라 한미간에 존재하는 「북한체제 모순」에 대한 인식차이로 인하여 동맹관계도 겉돌고 있다. 왜 양국 지도자들은 대북인식의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는가? 대북인식이라는 것이 이 나라 독립 이후 지금까지 겪어 본 경험에 기반하는 개념이라면 양국 사이에 인식차이를 극복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미국은 세속적이고 경험주의적 지식에 기반하여 운영되는 나라이다.


그런데 한국정부의 지도자들이 경험주의적 지식을 거부하고 대한민국의 1948년 건국을 부인하고 재건국(nation-building)에 나서겠다고 한다면 한미간 대북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한미간의 대북인식의 차이를 해소하느니, 한미동맹을 부인할 수도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지금의 대한민국이 1953년에 상호방위조약에 함께 서명한 그 대한민국이 아니라고 부인한다면, 그 동맹은 원인무효라고 여기고 철군할 수 있다. 상호간에 대화와 설득이 통하지 않는 동맹의 두 당사국이 북한에게 비핵화를 설득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 할 것이다.


김희상 소장은 한국이 근본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인식한다. 몇 가지 안보정책의 과오를 교정하면 되는 정도에 그치는 그런 일반적 위기가 아니라 국가의 생존가능성을 걱정해야 하는 운명적 시점에 우리가 서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KINSA 10호는 「대한민국 정체성 회복」을 주제로 3월에 발간된다고 그는 말한다.





배너

포토뉴스

더보기



외교

더보기
우한교민 '임시항공편' 1대 추가 투입, 날짜는 미정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남아있는 교민과 가족들을 이송하기 위해 임시항공편 1대를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중국 후베이성에서 들어오는 외국인과 중국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에 대해 시행하는 '입국제한' 조치를 다른 지역이나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은 보류하기로 했다.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범부처 확대회의 결과를설명하면서 이같은 우한 교민 이송 계획과 신종코로나 확산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중수본은 우한에 남아있는 교민과 가족들을 데려오기 위한 '3차 전세기'를 마련하기로 했다. 전세기 출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당국과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이른 시일 안에 우한으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3차 전세기에는 교민의 중국인 가족도 탑승한다. 1, 2차 전세기에는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한국인만 탑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3차 전세기에는 교민의 중국인 가족도 탑승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고 중수본은 설명했다. 전세기에 탑승 할 수 있는 중국 국적자는 교민의 배우자, 부모, 자녀다. 중국 국적의 장인, 장모, 시부모, 형제, 자매, 약혼녀, 여자 친구 등은 배우자 또는 직계 친족에 포함되지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