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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콜의 드레스덴 연설 30주년: 연설의 힘이 만든 자유통일

콜은 모드로프의 동서독 경제공동체 제안을 거절

국가 지도자의 연설은 종종 새 역사를 창조한다. 링컨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연설로 민주주의를 대중의 품에 안겼다. 미국의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토마스 제퍼슨은 “나는 자유가 없어 겪는 불편함보다 자유가 넘쳐나 겪는 불편함을 택하겠다”며 자유의 가치를 설파했다. 케네디는 1961년 베를린을 방문한 자리에서 “나는 베를린 시민”이라며 동독의 섬을 지켜낸 서독과의 공조를 재확인했다. 


초대 건국 대통령 이승만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며 해방 후 분열된 사회를 봉합했다. 박정희는 “건설하며 싸우고, 싸우며 건설하자”며 북한과의 체제경쟁에 나서고 경제성장을 성공적으로 일으켰다. 김영삼은 “닭의 목은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민주화에 기여했다. 




1989년 12월 19일, 30년 전 이 날은 콜 총리 일행이 동독 드레스덴을 방문했던 날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 6주 만의 일로 호네커 몰락 후 전면에 등장한 한스 모드로프 동독 총리와의 회담과 함께 무혈혁명을 이루어낸 월요데모를 향한 연설이 예정되어 있었다. 


양독 정상회담은 구체적인 성과 없이 끝났다. 모드로프가 동서독 경제공동체를 제안하며 150억 마르크 긴급구호자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식 평화경제와 판박이인 이 제안을 콜은 즉각 거부했다.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모드로프는 "미래에도 두 개의 독일이 독립적으로 공존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음 수순은 콜 총리의 소위 드레스덴 연설이다. 이 연설을 독일의 미래를 가늠할 역사적 기회로 인식했던 콜은 동독주민과의 역사적 만남을 그냥 흘려보낼 수 없었다. 무혈혁명으로 베를린 장벽을 해체하고 호네커 총서기를 몰아낸 용기에 감사하고 상응하는 대가를 건네야 했다. 물론 그 대가는 자유통일이었다.  


당시 미영프소 4개 연합국은 물론 동독인들도 통일의 가능성에 반신반의(半信半疑) 하던 상황이었다. 콜 총리를 수행했던 참모들도 동일했다. 콜 총리만이 통일에 대한 확신감으로 넘쳤다. 우선 결집한 군중의 분노가 폭력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측근들을 불러 모았다. 군중이 흥분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와 함께, 동독주민들에게도 통일의 희망을 앗아가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묘수를 찾아야 했다. 


묘수는 적중했다. “헬무트!” “통일!”을 연호하는 주민들에게 “역사가 우리 민족의 통일을 허락하는 시간이 도래할 것”이라며 용기와 함께 인내를 주문하는  한편, "자유없는 평화는 가짜"라며 "자유를 위해 투쟁하라"고 독려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하나님이 도와줄 것임을 강조했다. 통일이라는 목표를 향해 당장의 투쟁방향을 정확히 제시한 것이다. 


콜에 이어 시민운동가 아네마리 뮐러가 단상에 올랐다. 그는 "동독주민들은 통일을 원하지, 제3의 사회주의를 원치 않는다"며 동독인의 의지를 확실히 대변했다. 인내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 후 11개월, 1990년 10월 3일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다. 자유통일! 전쟁의 위협은 끝나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평화경제를 정치적 평화와 경제적 번영으로 포장하고 김정은과의 평화통일에 올인하는 문재인식 평화는 겉 무늬만 평화로 위장한 가짜 평화임이 독일의 사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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