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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 겨울에 ‘연차 휴가’가 남긴 것들

나라 망가지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고
‘국민’들의 참을성은 한계에 도달했건만
‘대가리가 깨져도’ 법대로 휴가는 지킨다?

李  斧

 

문재인 대통령은 29하루 연차휴가를 사용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최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강행군으로 지친 몸을 추스르는 차원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이 금요일인 만큼 문 대통령은 일요일까지 사흘을 쉬면서 개각 구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를 쓴 기자 양반의 보인다예상된다는 단 사흘 만에 말 그대로 이 되고 말았다.

 

금요일 하루 연차 휴가를 낸 덕분에 주말 동안3을 내리읽었다... 우리의 인식과 지혜를 넓혀주는 책들인데, 쉬우면서 무척 재미가 있다... 물론 약간의 참을성은 필요하다. 일독을 권한다...”

 

그 세 권의 책은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을 지극히 사랑하는 도올이란 분()께서 지은 거라고 한다. 독서, 나아가서 그 개인의 수준과 취향을 짚어 볼 수 있다고 하면 너무 나간 걸까. 아무튼...

 

필자도 흉내를 좀 내본다. 독서와 관련된 건 아니고, 단순히 말투에서 뿐이다.

이제부터 이 글을 읽으시려면 약간의 참을성은 필요할 수도 있겠다. 필력(筆力)이 모자란 관계로 조리(條理설득력(說得力)있게 함축하여 정리하지 못했음을 실토하면서 시작한다.

 

연차 휴가하루 전 즈음에 일어났던 일, 1129일 자 일간지[인터넷판 포함]에 실렸던 기사 토막들이다. 딱 하나만 빼고...

 

북한이 28오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초대형 방사포[다연장로켓]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시험사격을 참관하고 결과에 대하여 대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며칠 전의 기사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25일 김 위원장이 서부전선에 있는 창린도 방어대 시찰[1123]에서 전투직일근무를 수행하고 있는 해안포중대 2포에 목표를 정해주시며 한번 사격을 해보라고 지시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경찰이 2017년 청와대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의혹 첩보를 전달받은 뒤, 김 전 시장 주변을 압수 수색하기 한 달 전인 20182월부터 수사 진행 사항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28 드러났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7일 밤 구속됐다... 검찰은 앞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말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본격 수사할 방침이다...

 

단식 중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 깨어나 주위에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지도부 일부는 황 대표의 단식을 만류하며 동조 단식에 들어갔다... <단식 이유가 공수처’(公搜處)연동형비례대표제때문이란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추궈훙(邱國洪·사진) 주한 중국대사가 28 미국이 한국 본토에 중국을 겨냥하는 전략적 무기를 배치한다면 어떤 후과(後果)’를 가져올지 여러분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사드(THAAD) 사태 이상의 보복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로 해석됐다...

중국 군용기 1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격해 대응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9 밝혔다...

 

한국으로 오려던 탈북민 14이 지난 23일 베트남을 거쳐 라오스로 향하던 중 베트남 하띤 지역에서 검문에 걸려 체포됐다가 28 중국으로 추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29일 오전 베트남 입국을 다시 시도하다 체포돼 중국 공안에 넘겨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을 돕던 가족과 탈북민 인권단체들은 23일 체포 직후 우리 정부에 구조 요청을 했지만 현지 대사관과 우리 외교부는 조용히 기다리라는 대답만 되풀이하다 추방을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감소441억달러를 기록했다1일 밝혔다. 이 기간 한국의 누적 수출액은 54508000만 달러로, 앞선 12개월(201712~201811) 대비 10.1% 감소했다. 연간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9(-13.9%) 이후 10년 만이다... <이 기사가 앞에서 언급한 딱 하나>

 

일단 여기까지 약간의 참을성을 가져주신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

 

이 나라에서 하루 어간에 벌어지는 일들이 어찌 이런 것들 뿐이겠냐 만은, 나라 돌아가는 전체 꼬라지를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하루를 보면 열흘을 알 수 있듯이, 나라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는 이즈음이라며 이구동성(異口同聲)이란다.

 

혹자는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씨를 뿌리고 물을 준 주체와 주최 측들에게 최소한 책임의 절반 이상은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와중에 웬 연차 휴가?”라고 씨부렁거리는 몇몇 언론도 있었다. ‘유체이탈’(幽體離脫), 뭐 이런 단어까지 동원해서. 하지만...

 

대가리가 깨져도 법대로’[대깨법] 해야 한다는 신념하나는 평가할 만하다는 이 나라에 사는 백성(百姓)’들도 꽤 있다고 한다. 마지못해 허허롭게 씁쓸히 웃을 밖에는...

 

말마따나 칼 같은 주() 52시간 근무, 꼬박꼬박 연차 휴가 실시, 망해도 최저임금 보장 등등이 이 나라 법률, 이른바 촛불정권에 의해 개혁된노동법에 적시되어 있지 않은가. 결코 북악(北岳)산장이라고 예외, 또는 치외법권(治外法權) 지대가 될 수는 없을 터이다. 그러하니...

 

이렇듯 법을 준수하는데 있어 솔선수범하고 계신만큼 그 날의 연차 휴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참을성만 가지고는 도저히 견디기 힘든 그 무언가가 목구멍에 치미는 건 왜일까? 그렇지 않다면 아마 이 나라 국민’(國民)일 필요가 없다는 한숨 섞인 넋두리마저 절로 나온다. 그래서 그런지...

 

매 주말마다 광화문 일대에 인파가 몰리고, 한 달 가까이 북악(北岳)산장담벼락 옆 차디찬 아스팔트에서 기도와 구호의 외침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저기에서 소리 내지 못하는 아우성이 높아만 간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나라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음을 체험하면서 다음 연차 휴가즈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회색빛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아무리 자업자득(自業自得)이라지만, 도대체 나라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앞날이 있을까? 불쌍·불안하기만 하다. 그래봤자...


 

대가리가 깨져도연차 휴가는 법대로 사용하실 거라니까!

<本報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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