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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속담에 이르길... “떡 해 먹을 세상이다”

“급하면 밑 씻고 똥 눈다”
“강 건너 불구경” “급하면 관세음보살”
가을맞이 ‘푸닥거리’라도 해야 하나...

李  斧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린다고 했다. 근간에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일들을 웅변하는 속담(俗談)일 듯하다. 헌데 세태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흐린 웅덩이에 미꾸라지가 떼를 지어 휘젓고 다닌다가 오히려 맞는 표현 같기도 하고. 어찌 됐든...

 

민족의 마음이 반영되고, 민중의 꿈과 삶의 슬기와 유머와 아이러니가 색동저고리 무늬처럼 아로새겨져 있다. 속담은 낫 놓고 기역자를 모르는 무식꾼에서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식자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마음속에 어필되어 천하의 통화(通貨)로서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

 

속담’(俗談)에 대해 어느 호사가(好事家)가 쓰셨다는 글 중에서 베꼈다. 그리고 이 나라 여기저기에서 보이고 들리는 일과 말들 중에서 미꾸라지흐린 웅덩이와 관련됐을 법한 속담 몇몇을 두서없이 골라봤다. 생소할 거 같은 속담은 간단한 풀이를 덧붙여서...

 

급하면 밑 씻고 똥 눈다. # 너무 마음이 급하면 어이없는 행동도 하게 됨을 이르는 말. 얼른 싸고 나갈 급한 마음에 아직 똥도 안 눴는데도 착각하고 밑부터 닦는단다.

어물전 털어 먹고 꼴뚜기 장사한다.

미운 중놈이 고깔 모로 쓰고 요래도 밉소한다. # 미운 놈이 더 미운 짓만 골라한다는 뜻.

꿀 먹은 벙어리.

강 건너 불구경

급하면 관세음보살 # 위급한 처지에 놓이면 어쩔 줄 몰라 닥치는 대로 아무에게나 구호(救護)를 받으려고 한다.

똥 뀐 놈이 성낸다.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

언 발에 오줌 누기

자다가 봉창 뚜디린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치루는 시험 문제 중에 연관되는 것끼리 줄을 잇는 게 있었다. 그 때로 돌아가 보기로 한다. 이런 시험 문제는 통상 한 문항에 하나씩 답이 있게 마련이었지만, 지금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하도 복잡하게 얽힌 관계로 하나의 상황에 여러 개의 속담이 해당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 다음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그 걸 짜깁기한 것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내일이라도 열어주신다면 즉각 출석해 모두 하나하나 다 말씀드리겠다...”고 큰소리로 짖어댔다.

그러더니 닷새 어간 후에 웅동학원은 공익 재단으로 이전하고 가족 출연 재산과 관련해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겠다... 가족 명의 10억원대 사모펀드도 공익법인에 기부하겠다...”고 씨불였단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사는...

웅동학원 현재 자산 가치가 128억원에 이른다지만 사실상 빈껍데기만 남게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보도자료를 통해 이미 밝혔듯이 제 딸이 문제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다...” 며칠이 지났다.

아이 문제에는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음을 겸허히 고백한다... 당시 존재했던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제도에 접근할 수 없었던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다...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송구하다...” 이어지는 감동적인 멘트다. 눈물겹다.

개인 조국은 국민 눈높이에 부족한 점 많지만, 심기일전해 문재인 정부 개혁 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하겠다...”

 

조국 장관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때 논문 제1저자라고 여기저기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참다못해 한마디 한다... 조 후보의 딸 경우도 대학교수 지도 아래 현장실습을 한 것이고 그 경험으로 에세이로 써서 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자기 보고서를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것이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 분명 이 나라의 교육감이라는 분()이 낯짝책에 올렸다고 한다.

 

“[8] 26일까지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으면 27일에 언론과 함께 국민청문회를 준비하겠다... 국민청문회 형식은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인 단체와 논의하겠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 청원이 30만 명 이상을 돌파했다... 청와대 국민 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8] 25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반드시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 총 327285여 명이 동의했다...”

 

양키나라의 떡대 좋은 장관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한 방 갈겼다고 한다.

북한이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

그러자 북녘의 양키나라와 협상 책임자 격인 작자가 이렇게 짖었단다.

폼페이오는 갈 데 올 데 없는 미국 외교의 독초(毒草)... 개 꼬리 삼년 두어도 황모(黃毛) 못 된다. 뻔뻔하기 짝이 없다...”

 

이런 와중에도 그 당대표께서는 기자들에게 떠벌렸단다.

잘하면 9월 쯤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이어서 -북도 정상회담을 다시 하는 기회가 오는 것이 바람...” 그리고 다음날이다.

북한이 지난 [8] 24 새로 연구 개발한 초대형 방사포시험 사격에 성공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25일 보도했다. 북한이 올해 발사한 9차례 방사포·미사일 가운데서 초대형 방사포라는 명칭을 쓴 것은 처음으로...”


 

북한이 24일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쪽으로 쏘았다. 8일 만이다. 군은 관련 정보를 일본에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국가안보회의(NSC)를 열어 북한에게 군사적 긴장조성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NSC문재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와 관련하여, “미측 실망은 당연하다... 이번 결정이 향후 한-미동맹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 당당하고 주도적으로 안보 역량을 강화해 나가면 종국적으로 한-미동맹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썰을 풀었단다.

그리고 나서는 군사 정보 교류는 --3국 간 정보공유약정(TISA)를 적극 활용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에 대해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대외적으로 군사안보 협력을 개시하거나 중지하는 것은 주권 국가의 자주적 권리라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와 관계없이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 남북 간 군사 합의로 인해 군사적 긴장감도 낮아졌다... 우리는 안보 상황에 자신 있다...”

 

-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를 결정한 청와대가 태국과 지소미아를 추진하는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런 기사도 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56일 일정으로 태국,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3개국을 순방합니다...”

 

이번 줄 잇기 퀴즈에 딱히 정답(正答)은 없다. 여기저기 얽힌 사정이 많다보니, 대충 갖다 붙이면 대체로 그럴 듯 할 수도 있다. 해석과 판단은 독자에 맡긴다. 그런데...

 

속담집을 뒤지다가 위에 열거한 모두를 포함하는, 이 나라 형편과 딱 맞는’(?) 속담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

그 풀이가 뒤숭숭하고 굳은 일만 생기는 어지러운 세상을 일컫는다. 굳은 일이 없도록 떡을 하여 고사(告祀)를 지냄으로써 귀신을 쫓아내야 할 지경이다.”쯤 된단다.

 

떡 해 먹을 세상이다


 

벌써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 문턱에 이 나라에서 '붉은 잡귀(雜鬼)'를 물리는 푸닥거리라도 한바탕 해야 할 판이다.

<本報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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