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9 (금)

  • 구름많음동두천 6.3℃
  • 구름많음강릉 6.9℃
  • 맑음서울 7.7℃
  • 흐림대전 8.4℃
  • 연무대구 10.2℃
  • 박무울산 12.5℃
  • 구름많음광주 9.4℃
  • 연무부산 14.6℃
  • 구름많음고창 7.5℃
  • 맑음제주 14.3℃
  • 구름많음강화 7.0℃
  • 구름많음보은 7.9℃
  • 흐림금산 7.7℃
  • 맑음강진군 10.0℃
  • 구름많음경주시 10.8℃
  • 구름조금거제 13.5℃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북녘의 ‘핵 포기’와 ‘인권’... 다시 곱씹다

거짓이 드러나고, 위선(僞善)은 벗겨지고 있건만...
“도움이 안 되는 동맹” 비아냥을 들어가면서...
탈북자와 북녘 인권 단체에는 압박을 해대고...
통일부 장관 후보자께서는 왜? 북녘 인권에 딴청만

李  斧

 

우리는 그동안 북한에 충분히 속아 왔다(We’ve been fooled enough times)

 

엊그제 양키나라 상원 외교위원회의 국무부 고위직 인준 청문회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매우 드라마틱했던 하노이 쑈이후, 양키나라의 정서를 가장 잘 대변하는 언사가 아니겠는가. 허긴 그 이전부터도 북녘의 비핵화사기(詐欺)를 눈치 채지 못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도 남녘의 거간꾼무리들이 설레발을 치니까, 속는 셈치고 나서봤던 것이었다고 해야 맞을 듯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언론 보도를 접하면 최근 들어 양키나라의 북녘 핵 포기해법(解法)이 달라지는 징후 같은 걸 느끼게 된다.

 

외교적 노력이 열매를 맺을 거라는 희망만을 바라보고 있을 순 없다 이 나라에 와 있는 양키나라 대사(大使)의 언급이라고 한다.

 

우리가 관찰한 그들의 활동은 비핵화와 부합하지 않는다... 북한군은 여전히 강력하고 위험하며, 전력 구조와 준비태세, 치명성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하다... 안보 상황에는 적절한 태세와 준비 전력이 계속 필요하다...” 이 나라에 주둔하고 있는 양키군대 사령관의 평가라고 했다.


  

이에 맞서기라도 하듯, 북녘의 그 녀석북녘 군대의 중대장과 중대정치지도원들을 모아 놓고 이렇게 짖어댔다고 한다  


조성된 혁명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백방으로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 국민의 군대에서는...

 

우리 아이가 운동화 끈을 잘 못 묶으니 살펴달라는 신병(新兵) 어머니의 요구가 있었다거나, ‘복무 부적합판정을 받아 전역한 병사가 지난해 6,000명을 넘었다는 얘기들도 들려온다. 이외에도 상하좌우의 너절한 속살들이 계속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더군다나...

 

이 나라 공영(空營)방송은 커다란 특종이나 발굴한 듯이 떠들어댔다.

 

정부가 비무장지대, DMZ 내부를 걸을 수 있는 이른바 평화둘레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주관 하에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팀을 만들고, 둘레길 조성 방안과 안전 문제 등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그저 가짜뉴스이기만 바랄 뿐이다.

 

딱히 대북 제재완화 내지는 해제를 위해 백방으로 헛손·헛발질을 하고 다니면서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을 기어코 재개해야 한다고 칭얼대는 것 말고도, 양키나라로부터 도움이 안 되는 동맹이란 비아냥을 듣기에 손색이 없는 일들이다. 어차피 언제 적 동맹이긴 하지만...

 

심지어 양키나라 상원(上院) 청문회에서는 북녘 핵 포기에 남녘 정권이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성토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동맹국들의 협력이 없는 비전통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한국과 중국이 북한을 설득하기보다는 미국의 입장을 바꾸려고 로비를 시작할 것...”

 

이런 와중에 촛불정권의 북녘 인권 정책에 대한 양키나라 조야(朝野)의 비판도 유례없이 강해지고 있다는 보도가 눈에 띈다.

 

양키나라 국무부가 ‘2018 국가별 인권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가 탈북자와 북한 인권 단체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단다.

또한 양키나라의 대표적 북녘 인권 운동가 아줌마[수잰 솔티]북한 인권을 위한 진정한 싸움은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이미 이 나라 통일부라는 데서는 오는 428일부터 양키나라에서 열릴 ‘2019 북한자유주간행사에 참가하는 탈북자 단체와 국내 인권 단체들에게 사기칠[4·27] 판문점 선언등 남북 합의나 정권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지 않는 조건을 달아 항공료 지원을 제안했다고 한다. 그리고 남북 합의 비판을 자제해 주면 사후에 항공료를 지원해 줄 수 있다고까지 했단다.

세습독재의 폭압을 피해 사선(死線)은 넘은 그들에게 지저분한 흥정을 붙이려했다는 것이다. 나중에야 어찌 될지 알 수 없으나, 하여간 왜 그러는가는 이 나라 국민들이 충분히 알고도 남는다.

 

이쯤에서 요즈음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그 무슨 장관 후보자 청문회를 들여다보았다. 물론 직접 현장에 있었던 건 아니다.

 

통일부’... 거기의 장관님 후보자께서는 아무개 일간지의 지적에 따르면, 지난 시절에 북한 대변인같은 말씀들을 자주 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장관이 되기 위해서인지 청문회에서는 여러 말들을 뒤집었단다. 예를 들면,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해 온 천안함 폭침에 대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한 침몰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북한의 인권유린 사례를 다섯 가지만 대보라는 질의에 대해서만은 계속 딴청만 부렸다고 한다. 일곱 차례에 걸쳐 다섯 가지 구체적 사례를 얘기해 달라고 했음에도...

가짜뉴스는 아닌가 보다.

 

그렇다면 왜? 북녘에서 대남공작 임무를 부여받고 남녘에 와서 활동하다가 전향한 남파 공작원은 강조한다.

세습독재정권의 입장에서 북녘의 인권문제는 결코 비판을 허용할 수 없는 금기(禁忌) 사항 중의 하나라고.

어차피 사설(辭說)이 길어졌으니, 조금 더 가보자. 그가 근간에 쓴 글 중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북한에 포섭되어 국내에서 암약하는 간첩들이 학술회의나 세미나 등 공개 활동을 하는 과정에 어쩔 수 없이 북한에 대한 비판을 해야 되는 상황에 부닥쳤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먼저 두 가지 원칙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하였다. 첫 번째 원칙은 정말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대한 비판은 가급적 하지 말라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북한을 비판해야 할 경우에는 양비론’(兩非論)으로 대응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양비론에 입각해 남한과 함께 북한을 비판하는 경우에도 절대로 비판하면 안 되는 금기사항, 레드라인도 정해주었다. 그것이 바로 지도자, 주체사상, 사회주의 체제, 후계문제, 인권 등 5가지 사항이다.

어떤 경우라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북한 지도자에 대해서는 절대로 비판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의 지도사상인 주체사상은 물론이고 북한이 택하고 있는 체제인 사회주의 제도, 그리고 권력세습으로 특징지어 지는 북한의 후계문제, 북한의 열악한 인권문제 등에 대해서도 비판하지 말라는 것이다...”

 

아마 짐작컨대, 어떤 경우에도 그 장관 후보자후보자의 딱지를 뗄 것이다. 아니 짐작을 넘어 거의 확실하다. ‘임명장수여자(授與者)의 뜻도 확고하다 하고, 전례(前例)도 많고 하니.

 

앞으로 어느 순간까지는 이 나라에서 항문의 자유를 추구·실천 중인 남녀노소의 인권을 보살피자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를지언정, 북녘 동포의 인권을 외치기는 더더욱 어려워 질 것 같다. 어려워지는 정도가 아니라, 재갈이나 물게 되는 건 아닐는지...

 

북녘의 핵 포기인권’... 이 땅 남과 북 모두에서 죽고 사는 문제의 핵심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그 핵심 문제의 해결을 이 나라에서는 국방 유치원통일전선부 서울사무소에 맡기는 처지가 돼 버린 듯하다.

미세문지충만한 봄의 한가운데에서 그 딱한 처지를 다시 곱씹어봤다.

<本報 主筆>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