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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북정상회담 ⓷ 신뢰구축은 시간끌기 외교

지구전은 체제경쟁으로 결판 나
경제침체, 법치훼손 → 체제경쟁력 쇠퇴가 문제

  • 임수환
  • 등록 2019.02.09 00:49:40
  • 조회수 4

<신뢰구축인가 시간끌기인가?>


트럼프는 당선인 시절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심각한 안보현안이 북핵문제라는 말을 들었다. 이 말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북핵문제를 해결해서 능력을 세상에 보여주리라”고 호기를 부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트럼프는 유권자 투표에서 민주당의 클린튼 후보에게 지고도 선거인단 확보경쟁에 이겨서 간신히 당선되었을 뿐 아니라 공직을 경험해 보지 못한 정치권 문외한으로서, 공화당과 정치권에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했다. 자신도 외교경험이 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가나 군출신들에게 외교안보를 맡겨서 외교안보 전문가들로부터 소외를 자초했다. 


자기 참모들과도 불화를 겪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문재인과 그의 참모들이 주선으로  2018년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이라는 “한반도 평화 쇼” 무대에 올랐다. 김정은과 가진 싱가포르 정상회담 끝에 발표한 공동선언은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조선반도 비핵화에 대한 합의를 담고 있었는데, 트럼프가 정상회담 당시 북한 비핵화와 조선반도 비핵화의 차이에 대하여 알고 있었는지 궁금하다. 아마 그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속아서 서명했지만, 자기가 속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협상의 달인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사람이 누구에게 속았다는 것은 망신스런 일이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는 선물도 주었다. 미국의 전략자산들을 군함에 싣고 와서 무력시위 하는데는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이유라면 주한미군 주둔비용도 그에게는 문제가 된다. 문재인 정부도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부담스러워 한다. 미국인들이 군대를 파견하여 번영하는 한국인들을 지켜줄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트럼프의 참모들을 포함하여 안보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한미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장기적 이익이라고 주장하지만, 트럼프는 미국의 가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존재이유라고 생각한다.


트럼프의 눈으로 볼 때, 김정은은 2017년 11월 말이후 가시적 위협을 가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400일이 넘게  핵실험도 미사일 발사도 하지 않는다. 미군은 북한핵 억지를 위한 전략자산을 일본과 괌기지에 배치하고 있지만, 그 무력은 중국의 군사력을 견제하는데도 유용하다.


북한을 핵국가로 인정하면 일본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게 되므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캠페인과 북핵에 대한 군사적 억지 캠페인은 계속 진행한다. 김정은이 미국관리들의 설득과 압박에 의하여 비핵화에 나설 것이라고 믿고 미국정부가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외교적 방법으로 북한 비핵화에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다만 지금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고, 억류 미국인들을 풀어주고 미군 유해도 돌려보내주고 있다. 미국도 북한의 호의에 대하여 인도주의적 지원단체들의 활동을 허가해 주는 호의로 답한다. 비건과 김혁철 사이에는 현안해결을 위한 협상이라기 보다 대화를 위한 대화를 지루하게 이어 나간다. 이것은 20세기 말 유럽인들은 신뢰구축이라고 부르는 과정에 해당한다.


유럽인들은 냉전시대에 유럽안보협력회의(Conference of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를 개최해서 동서 양진영간 신뢰구축에 노력했다. 그들은 동서독의 분단이나 동서 양진영 간의 대립이 극복될 가능성은 없지만, 분단된 상태에서 전쟁이라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동서 양진영 상호간에 신뢰구축조치들을 교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인들이 신뢰구축조치를 교환 한다는 것이 사실은 대화를 위한 대화를 지겹게 계속하는 것이다. 그것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대화가 아니라 어떻게 보면 현상유지를 위한 제스처의 반복이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김정은과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신뢰구축이고 대화를 위한 대화라고 생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체포된 미국인을 즉각 석방해 준 것을 신뢰구축조치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김정은은 한국인 인질들은 제외하고 미국인 인질들만 석방했다. 한국과 미국 사이를 이간시키는 속임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모를리도 없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대면회담은 두 정상의 외교적 위신을 세워주는데 기여한다. 미북 정상회담을 통하여 트럼프는 동아시아와 세계의 안보위협을 다스리는 능력을 과시하는 것이고, 김정은도 나름대로 국제적 정당성을 획득해 간다. 김정은은 특히 시간의 흐름과 함께 핵무장국 수령으로서의 국제적 지위가 기정사실화 할 것을 희망하며 미국의 시간끌기 외교에 응한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동북아 질서에서 존재이유를 상실해 가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한국의 쇠퇴가 곧 한반도 평화의 길이라고 반긴다.


<국내질서가 승패를 가를 것>


유럽에서 20세기에 벌어졌던 신뢰구축과정 또는 시간끌기 외교는 어떻게 끝났던가? 동서 양진영의 유럽인들은 대화를 위한 대화를 이어가며 1975년 헬싱키에서 유럽안보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소련은 서유럽에 접근해서 경제적 이익을 얻고자 했고, 미국은 소련의 영향력이 서유럽으로 확대될까 염려하는 부정적 태도였지만, 결국 유럽우방들의 행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헬싱키 선언에 동서 양진영의 유럽국가들이 서명하고 나서, 소련과 동유럽사회 내에서 인권운동이 일어났다. 소련과 동유럽 인권운동가들이 서유럽사회에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서유럽 시민사회가 자기 정부에게 압력을 넣었고, 서유럽 정부들은 조심스럽게 호응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결국 동유럽 공산주의가 자멸하면서 냉전이 종식된 것이다.


동서냉전은 서방의 승리로 끝났다. 서방 선진국 사회가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과 복지제도 속에서 자유롭고 안정된 질서를 누렸던 반면에 동유럽 공산주의는 일당독재와 경제적 침체 속에 강요된 안정으로 질서를 유지했다. 자유롭고 안정된 서방의 질서가 침체되고 강요된 동유럽 공산권 질서를 이긴 것이다. 지금 한국을 대표하는 문재인 정부는 경제를 침체시키고 법치를 훼손하여 사회질서를 허물고 있다. 한국인들은 주한미군의 철수 보다 사회질서의 쇠퇴를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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