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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북정상회담 ⓶ 외교협상으로 비핵화가 가능한가?

북한 비핵화인가 조선반도 비핵화인가?
미국이 “조선반도 비핵화”를 받아준다해도 북한 비핵화는 어려워

  • 임수환
  • 등록 2019.02.07 18:55:14
  • 조회수 166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시간 6일 의회연설을 하면서 김정은과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회담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정책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이 제2차 미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을 위해 평양에 가 있다. 


평양에 가 있는 비건 대표는 전권대사와 같이 적진에 들어가서 협상을 벌이고 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비건 대표의 생각은  지난 1월 31일 스탠포드 대학교의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틀을 발표된 바 있다. 비건의 발표를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분석하는 두 번째 글을 싣는다. 따옴표 안의 문장은 그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북한 비핵화인가? 조선반도 비핵화인가?>


스티븐 비건은 폼페오 국무장관의 대북정책특별대표로서의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라고 규정했다. 비건은 북한비핵화를 목적으로 북한의 김혁철 대사와 협상에 들어간다. 김혁철은 북한비핵화가 아니라 조선반도 비핵화를 주장하며, 그것은 이미 작년 6월의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된 사항이라고 지적할 것이다.


스탠포드대학 발표에서, 비건은 김혁철과 곧 만나서 “싱가포르 공동선언문에 실린 모든 요소를 진전시키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건의 임무는 북한에게 비핵화를 강요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고 김혁철과의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의 요구를 받아줄 여지를 갖고 있는 것이다.


비건은 북한 비핵화를 외교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북한측의 요구를 어디까지 들어줄 생각일까? 김정은에게 가장 급박하게 필요한 것은 경제적 제재완화이다. 지금 상태에서 김정은에게 경제건설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는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핵무장국의 지도자로 등극하여 한반도를 호령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의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미국법에 따라 비핵화에 연동되어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풀어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제재로 적국들에 대항하는 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of 2017)과 「아시아 재보장 주도법」(Asia Reassurance Initiative Act of 2018)을 서명하여 공포한 당사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두 개의 미국법이 상하원에서 압도적 지지로 통과되었기 때문에 서명하고 공포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자신도 두 법을 대북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며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건은 북한 비핵화가 완결되기 전까지 제재를 풀 수 없다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외교적 협상을 통하여 싱가포르 합의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북한 비핵화가 완결되기 전에 대북제재 완화 외에 미국이 북한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이 있다면 그것은 비건도 열거한 바 “(미북)관계의 변혁, 항구적 한반도 평화레짐의 구축”(transformation of US-North Korea relations and the establishment of a permanent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이다. 미북관계의 변혁과 항구적 한반도 평화레짐의 구축은 대단히 포괄적 개념으로 수많은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중지와 주한미군 철수 등 한미동맹에 관련한 어떤 사안도 협상대상에서 제외되지 안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조선반도 비핵화”로 둔갑하는 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완전하게 비핵화되는 조건으로 미국이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거두어 가고 주한미군도 철수할 의향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와 한미동맹 종결을 교환하는 협상을 즐기며 마침내 한반도 평화가 구축되고 있다고 선전할 준비가 되어 있다.


<외교적 협상을 통한 북한 비핵화가 가능한가?>


지난 1월 말 개최된 미국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미국의 정보기관 수장들은 모두 김정은이 북한 비핵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어떻게 외교적 협상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성취하겠다는 것인가? 


비건은 난공불락의 문제에 해결의 길을 개척할 한 줄기 빛을 트럼프의 비전에서 찾고 있다. 트럼프의 비전이란 김정은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이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공동선언에 김정은의 안전에 대한 보장도 덧붙여 주었다.


그런데 김정은의 소원은 핵무장한 상태에서 경제를 건설하는 것이다. 그에게 핵을 포기할 마음이 없다면, 문제 해결의 통로를 찾기가 어렵다. 김정은은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에게 경제제재를 해제하면, 그 다음 단계로 조선반도 비핵화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정은의 이런 태도를 서방의 분석가들은 속임수라고 말한다. 1992년의 남북한 비핵화 합의나 2005년 9.19 비핵화 합의를 어기고 핵무기를 개발한 북한의 과거 행태로 볼 때 김정은의 말은 또 다른 속임수 일 뿐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당연하다. 비건을 포함하여 트럼프 행정부 안보책임자 누구도 김정은의 말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분석의 진실성을 의심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비건은 다만 북한이 지난 400여일 동안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자제해 왔다는 점, 미국의 인질들을 석방하고 미군유해를 송환해 주었다는 점 등을 들어 미북관계에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외교협상을 통하여 북한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지만, 작년 6월의 트럼프-김정은 회담 이후 북한이 미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동을 삼가하는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비건은 김정은이 지난 신년사에서 “우리가 아닌 북한주민들에게 비핵화 결심을 선언…김위원장이 북한주민들에게 리더십의 초점을 북한 경제개발로 옮기고 있다고 말할 때, 그것이라면 우리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고 말한 사실에서 협상의 희망을 찾고 있다. 그 외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을 만남에 따라 북한 비핵화가 두 나라 최고 지도자 차원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에 문제해결의 가능성이 전에 없이 커졌다는 점에는 비건 뿐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바이다.


다만 그 문제해결이라는 것이 한국의 이익을 무시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을 대표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한국의 안보를 도외시한 한반도 평화의 환상을 여론화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인질들은 모두 석방되었지만, 한국 국적자 6인은 여전히 억류상태에 있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외면하고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가 보고 하듯이, 북한은 지금 미국의 폭격을 피하기 위해 핵과 미사일 시설을 주민 거주지나 관광지 인근지역에 배치건설하고 있다. 김정은은 북한의 핵무장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더 공고화하는데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기관 수장들이 부정적 판단을 내리는 근거가 이런 정보들에 있다.


비건은 대북외교가 실패할 때 사용할 “비상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외교적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으로 압박 캠페인도 동시에 유지하겠다”고도 그는 말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의 구체적 내용을 북한 핵시설에 대한 전문가들의 접근, 감시, 제거와 파괴라고 열거하고, 그 외의 대량살상무기들 까지 거론했다.


비건이 말하는 바 요지는 미국정부가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지는 않지만, 지금은 외교적 협상을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북핵문제의 심각성에 대하여 그는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가 오늘 한반도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면, 우리는 내일 아시아태평양의 핵무기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한반도 핵문제는 아시아태평양의 문제이므로 유럽과 미국에게도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까지 군사력을 동원하는 대북압박을 극대화하다가 2018년부터 갑자기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로 방향을 틀었다. 비건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종식시킬 준비가 되어있다…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북한정권 붕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제재심사위원회에 적체되어 있는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을 위한 방북신청을 긍정적으로 처리한다는 사실도 밝혔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문제에 대하여 군사적 수단 대신 외교적 협상을 선택했지만, 외교적 협상으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은 없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동맹의 훼손을 감수하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통해서라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고싶지만 그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미북정상회담 ⓷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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