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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북 정상회담 ⓵ - 획기적 합의가 나오기는 어렵다

미국의회가 트럼프 외교를 견제

  • 임수환
  • 등록 2019.02.07 00:12:57
  • 조회수 222


미국의 대북정책특별대표 스티븐 비건이 3일 방한해서 정의용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난 후 북한의 김혁철 대사와 협상하기 위해  평양으로 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시간 6일 의회연설을 하면서 김정은과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회담한다고 밝혔다. 평양을 방문한 비건은 김혁철과 제2차 미북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선언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은 지난 1월 31일 스탠포드 대학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에서 25분에 걸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틀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전문가들 앞에 선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 내 대북정책 전문가들이 표명하는 비관론과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는 낙관적 비전 사이의 갭을 정책책임자로서 어떻게 메워 나갈 것인지에 대하여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한국의 독자들이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보다 이날 비건이 제시한 대북정책 기조가 미국내 초당파적 합의에 기반하고 있어서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 이르기까지 장기적 생명력을 갖는다는 점에 있다. 비건의 발표를 바탕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분석하는 아래에 연재한다.


<행정부내 혼란을 거쳐, 대북정책 안정화 단계에 이르러>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는 취임 후 2년 동안 - 2018년 말까지 - 불안정하고 예측불가능하다는 인상을 전세계에 심었다. 그가 이런 인상을 심게 된 데에는 그 자신이 상대방에게 자기의 의도를 드러내보이지 않는 것을 협상에서 이기는 전술로 삼는다는 점도 한 몫 했지만, 무엇보다 전통적 동맹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공격하는 그의 태도가 사람들을 가장 놀라게 했다.


전통적 관념에 따르면 미국에게는 우방국과 적성국이 있어서 우방국과는 협력을 적성국과는 대결을 벌이며 그 중간의 나라들과는 경쟁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외교의 틀이었다. 그 전통적 관념은 미국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건설자이고 주도국이라는 정체성에서 나온 것이고, 1940년대 중반기 이래에 형성된 관념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모든 외교관계를 이기기 위한 경쟁으로 여기는 태도를 드러내고 있어서, 협력을 기대해 왔던 우방국 원수들을 당황케 만들었다. 자유주의 우방국들을 당황케 하는 다른 한 측면은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들과의 협상을 즐기고 있다는 점에 있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결론을 내기 쉬운 독재자들과의 협상을 통하여 미국의 국익을 추구하는 맛을 즐기고 있다. 자유주의 우방국들과의 협상에는 국제법과 국제제도, 국내법과 국내제도, 그리고 여론 등 너무 많은 변수가 작용하여 국익획득이라는 외교적 승리를 맛보기 어렵다고 그는 느끼는 것 같다.


독재자들과의 거래(deal)를 선호하는 그의 외교 스타일은 공개외교 보다 비밀외교의 비중을 키우고 있다. 외교관이 아니라 정보기관 요원들이 협상의 당사자로 나서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기업 경영인들이 외교업무 책임자에 임명되는 것도 비밀외교 확대경향과 맥을 같이 한다. 기업경영은 사적영역에서 비밀협상의 자유를 누린다는 사정을 감안하면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외교정책을 자문해 왔던 분석가들은 외교현안에 대하여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되는 견해를 자주 표명해 왔다.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해서도 미국 조야의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뿜어내는 낙관론에 반대되는 의견을 줄기차게 제시한 바 있다. 더 놀라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들도 대통령의 대북 낙관론에 찬동하지 못하고 갖은 방법으로 저항해 왔다는 것으로, 이 사실은 밥 우드워드가 출판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Fear: Trump in the whitehouse)라는 책에서 폭로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 그의 참모들, 전문가들 사이에 큰 폭의 이견이 언론을 통하여 드러나는 외교적 불안정성과 혼란상은 2018년 말을 끝으로 정리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반항하는 국무부 장관 렉스 틸러슨, 국가안보보좌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방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를 제거하고 그에게 순종하는 인물들로 채움으로써 행정부의 외교안보정책 라인을 안정화시켰는데, 무려 2년만이나 걸린 일이었다.


<의회의 견제: 대통령의 대북외교권한을 법률로 제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업무의 기반으로 삼는 외교 실무자들은 행정부의 주요직책에 앉아서 트럼프의 비전을 외교현실에 적응시켜서 새로운 대북외교의 틀을 만들어 내게 되었는데, 그 결과를 이번에 비건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발표했다고 보면 된다. 새로운 외교안보 정책팀이 만들어 낸 새로운 정책틀이 트럼프의 비전을 담고 있다고 해서 미국외교정책을 트럼프가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내의 반항을 진압하기 위해 투쟁하던 지난 2년 동안, 의회는 행정부의 대북정책 수행 권한을 제한하고 감시하기 위한 법적 근거들을 마련해 놓았다. 미국 상하원은 「제재로 미국의 적국들에 대항하는 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of 2017)과 「아시아 재보장 주도법」(Asia Reassurance Initiative Act of 2018)”을 2017년과 2018년 초당파적 지지로 통과시켜 두었다.


트럼프 행정부 내의 반항자들을 대체하여 임명된 외교안보 책임자들은 트럼프의 비전을 법 테두리 내에서 추구하는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무시하고 미국의 국익을 외한 외교적 승리를 추구하는 반면에 미국의회가 통과시킨 법들은 관리들에게 자유주의 가치의 수호를 요구하고 북한과 같이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나라에 대한 제재를 행정부가 자의적으로 풀지 못하도록 묶어 놓았다.  


비건이 발표한 대북외교의 틀도 의회의 감시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초당파성을 획득하여 장기지속성을 갖게 된 반면에 미북정상이 만나 획기적 합의를 만들어내어서 세상사람들을 놀라 자빠지게 할 가능성은 없어진 것이다.


※ <미북 정상회담 ⓶>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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