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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번엔 독감(毒感)으로 ‘돼지저금통’을 채운다고?

다시 ‘인도적’(引盜的) 병이 도진 건 아닌지
인민들의 독감약도 구걸하는 지도자가 무슨...

李  斧

 

벌써 1년여가 지났으니 잊혀진 사연일 수도 있다.

길이가 최장 27cm에 이르는 기생충··· “우리나라 사람에게서는 발견할 수 없는 기생충”, 그의 몸속에 사는 벌레가 결국은 회충’(蛔蟲)의 일종으로 밝혀졌었다.

지난 201711, 170cm 체중 60kg 정도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병사가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를 넘어 필사의 탈출을 감행했다. 총상(銃傷)을 입고 사경(死境)을 헤매던 그를 이 나라 유명한 외상외과의사께서 어려운 수술 끝에 구했다. 부상 정도와 수술 및 치료 경과를 알리는 과정에서 그 회충이 갑자기 세간에 주목을 받았었다.


 

그러자 약삭빠른 인도주의자들(?)이 나대기 시작했었다. 당시 언론보도를 잠시 인용한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조계종 총무원장을 예방한 뒤 북한 군인도 저런데 북한 주민은 얼마나 참혹하겠냐. 이번 기회에 구충제 지원에 대해 검토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인도적 대북 지원 문제는 정세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회충 문제는 이번 병사 한 사람이 아니라 북한 주민 전체 문제다. 북한 주민들의 장 위생은 바른정당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연례적인 가뭄홍수흉작에 뒤이어, 북녘의 그 녀석과 그 졸개들에게는 회충돼지저금통을 채우는 방편으로 추가될 뻔했었다. 느을 그랬듯이 인도적 지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이야 바르게 하랬다고 引盜的’[도둑을 끌어들이는]이 맞지 않겠나. 그런데...


 

북한에서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에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가 30만명 가량 발생하고 확진 환자가 15만명 발생했다고 알고 있다통일부 당국자의 말은 이렇게 결론이 난다.

“[1] 11일 경 타미플루 20만명분과 민간 업체가 기부한 신속 진단키트’ 5만개를 육로로 운송해 개성에서 북측에 넘겨줄 계획...”

얼마나 고대하고 고대하던 대북 지원인가... 그 통일부 당국자와 저 북악(北岳) 산장의 높으신 양반네들 입이 귀에 걸렸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더군다나 양키나라도 공감(共感)을 표했다고 하니, 어깨춤이라도 한 번 추어볼만하다.

 

독감 치료제 구입과 육로 수송에는 356000만원이 든다고 한다. 이 나라 곳간에서 나가는 거다. ‘소득주도성장으로 벌어들일(?) 돈이 넘쳐날 테니, 이 정도야 끔값?

진단키트는 민간 업체가 지원한다고 한다. 10억원에 이른다고. ‘인도적 사업이니 만큼 옆구리를 찔린 건 아니겠지. 아무튼...

 

그 많은 핵미사일을 만드는데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인민들의 독감약은 외면하냐?” ()의 촌스럽고 구태의연한 지적은 잠시 접도록 하자. 대신에...

 

인민을 하늘처럼 받들어 뫼신다는 그 녀석30만명이나 독감(毒感)이 걸리도록 도대체 뭘 했나? 그 기침소리만 해도 귀가 간지러웠을 텐데. 그리고 인민들의 치료는 첨단 무상의료를 뽐내는 지상낙원에서 충분히, 아니 넘치게 해결할 수 있지 않나?

물론 약값도 돼지저금통에서 나가는 게 순리다. 그걸 회피·거부한다면 그 녀석은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맞지 싶다.

45억여원은 돼지저금통에서 당연히 나가야 할 비용인데, 이걸 남녘 곳간과 민간 업체에서 내주면 계산이 어찌 되는가? 결국 인민들의 독감으로 돼지저금통을 채우는 격이 되는 건 아닌지...

 

따라서 지난해 9월 평양 수뇌회담에서 합의한 보건·의료분야 협력의 본모습도 뻔할 뻔자다. 모든 남북협력이란 것이 대개 그러 하듯이.

 

북녘이 필요한·원하는 만큼의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필요한·원하는 시기와 장소에 남녘이 갖다 바치는 것

이 나라 국어사전에서 협력의 뜻을 추가해야 하는 이유다. 그건 그렇다 치고...

 

아래 사연도 이미 7년여가 지났으니, 이 나라에서는 고전 유머 극장에나 등장해야 할 듯하다.

 

지난 25일 러시아를 출발한 레닌 묘 연구소 소속 전문가들이 평양에 도착해 작업을 준비 중인데, 장기를 빼낸 시신을 방부액에 담가 피부에 흡수시키고 말리는 작업을 거친 뒤 시신에 화장을 해 영구 보존하게 됩니다.

영구 보존처리에는 11억 원, 이후 시신 관리에도 매년 9억 원 넘는 비용드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두 마리니까 곱하기 2.

 

탯줄 끊은 이후 잘한 일이라곤 죽은 것밖에 없는 돼지 두 마리의 주검을 정육점 붉은 조명 밑에서 썩지 않게 보관하는데 드는 돈이면, 얼추 북녘 인민들이 독감 걱정을 안 해도 될 텐데...

하느님은 뭐 하시나? 이런 일에는 벼락이라도 내려야 하는 거 아닌가.

<本報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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