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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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그 녀석’이 정말 서울에 온다고?

비단 길 열고 꽃술 흔들며 환영하려 한다는데...
‘한라산 구경’이 결코 전부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북녘의 비핵화(非核化)’... 저 만치 물 건너가나

李  斧

 

녀석의 사전적 의미는 남자를 낮추어 이르는 말 사내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이다.

이 나라의 국민은 특정한 직위에 있는 자를 특별히 존경·우대해야 할 필요나 의무가 없는 자유민주주의체제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이 나보다 훨씬 나이가 어리다면, ‘녀석이라고 불러도 크게 잘못될 게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그 녀석이라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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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지난 919일 평양에서 합의된 내용 중 하나라고 한다. 그리고 약 두 달이 지나고 나서 이런 발표가 있었다.

 

·(·) 두 정상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어차피 그 무슨 답방이란 걸 가지고 시비할 참이니, ‘2차 북미정상회담건은 일단 빼자. 그리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그 녀석이 서울에 온다고 과연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 분수령이 될까?

아마 이러저러한 약속만이라도 한다면 중대 분수령이 될 듯도 하다. 이후의 실천은 둘째 치고라도...

 

손아귀에 쥐고 있는 핵무기를 모두 내려놓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또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최단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

세습독재 삼대(三代)한 몸’[일체]라는 사실(史實+事實)에 비추어, 68년 전의 전쟁 범죄와 그 이후의 도발에 대해 반성·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북녘 인민들에 대한 인권 유린과 폭압을 당장 멈추겠다.

궁극적으로 한반도 적화(赤化)’ 야욕을 포기하겠다.

 

이런 것들의 가능성과 관련하여 많은 걸 시사하는, 중요하고 잊어서는 안 될 사례가 하나 있다는데...



지금으로부터 8년 전() 9그 녀석은 즈그 애비의 후계자 지위를 공식적으로 차지하게 된다. 희대의 3대 세습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두 달여 후인 1123연평도 포격이 있었다. 그 일이 있고나자 북녘의 군부에서는 연평도 포격을 김정은이 처음부터 끝까지 지휘-통솔했다고 적극 선전했다고 한다. 이어서 그 녀석이 연평도 포격 당시 사망한 조선인민군’ 5명에게 공화국영웅칭호를 수여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번에 제가 [북한에]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 김 위원장이 답방할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이 된다...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

 

오매불망(寤寐不忘) ‘그 녀석을 기다리신다. 무엇 때문에... 어찌 그 깊은 속내를 알 수 있으랴 만은 그렇게 그리던(?) ‘그 녀석이 온다고 치자.

 

위의 네 가지 중 단 하나의 약속마저도 하지 않는다면, ‘그 녀석의 이른바 답방저의는 뻔하다고 할 수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보유국이다!”는 과시와 시위(示威)가 밑바닥에 깔려있다고 단정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삼대(三代)에 걸친 과거·현재의 모든 것에 대한 면책’(免責)을 받음과 동시에...

 

또한 우리가 진심으로 환영하면 감읍(感泣)하여 비핵화’(非核化)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그 무슨 중대 분수령을 떠벌리는 모양이다.

이런 경우, 아마 셋 중의 하나일 듯하다. ‘천진난만’(天眞爛漫)이거나, 멍청하거나, 아니면 그 녀석의 농간(弄奸)에 장단을 맞추려는 불순한 의도이거나... 물론 역설적으로 북녘의 비핵화(非核化)’도 저만치 물 건너갈 확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이런 가운데 여기저기에서 환영과 칭송의 목소리가 드높다.

수구세력의 마지막 발악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번 서울 답방은 환영 열기로 일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는 굉장한 전략가일지 화려한 언변가일지 혹시 천리안(千里眼)을 가진 게 아닐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만세!”가 울려 퍼진다.


 

갖다 붙인 이름도 꼬라지에 걸 맞는 그 무슨 백두칭송위원회’·‘꽃물결대학생실천단이란다. ‘서울시민환영단도 꾸려졌다고...

원래 이 나라 국민이 아니지 싶다. ‘그 녀석이 이 땅에 놓아 멕이는 개돼지들일 뿐이라고 한다. 저들을 국민취급할라치면, “이게 나라냐?”는 질문에 단호히 아니다!”라고 해야 맞단다. 그런데 이런 경우도 있다.

 

중국 난징 대학살기념관에 가면 관람 코스 벽면에 이런 문구가 있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북한에 대해서도 잊지는 말 되, 용서하고 품을 수 있어야 한다...” 옛 성자(聖者)의 거룩한 말씀을 듣는 듯하다.

그리고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답방하면 국가적 예우 차원에서 환영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북한에서 환영받았으니 우리도 환영하는 게 맞다...”

 

그렇다. 성자(聖者)는 아니더라도 성직자’(聖職者), 그것도 이른바 보수 교단의 목회자라고 한다. 저 유명한 S복음교회 담임목사라고... 세간에서는 그 분이 지난 10월 평양에 간 적이 있다고 수군거린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런 말씀을 하실까하고 궁금해 하는 교인(敎人)들도 많단다.

명색이 목회자라는데 대놓고 뭐라 할 수는 없고, 아무개 신문에 보도된 양키나라 여성 인권변호사의 말씀으로 대신하자.

 

잔혹 행위에 대한 증거가 있는데 서울에서 김정은을 맞이하는 건, 누구라도 평화라는 이름으로 살인과 고문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땅과 이 민족에게 만악(萬惡)의 근원백도혈통’(百盜血統)그 녀석할애비 애비가 뿌린 씨의 열매를 따러, 그리고 다시 또 악()의 씨를 흩뿌리려 이 나라에 오려고 한단다. 아니 모셔오겠다고 한다. 비단 길을 깔아주고 꽃술을 흔들며 환영하겠다고 설쳐댄다.

 

왜들 그럴까? 어찌 할까?

 

이 나라의 국민이면 스스로 묻고 정확한 답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민국의 존망(存亡)과 국민의 안위(安危)가 걸린 큰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本報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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