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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분식 비핵화’... 들어는 봤는가?

라면과 떡볶이를 먹으며 하는 ‘비핵화’는 결코 아니다
북녘 핵에 대한 환상을 깨지 않으면, 결과는 뻔한데...
세습독재자를 대변하는 '비핵화'는 말장난일 뿐

李  斧

 

분식회계... 요즘 이 말이 인구(人口)에 널리 회자(膾炙)되고 있단다.

아무개 재벌그룹 계열회사가 이로 인해 주식(株式) 거래를 정지당하고 주식 시장 퇴출을 향한 실질심사를 받게 된다고 한다. ‘특정 기업 죽이기라는 음모론마저 돌아다니면서 재계가 어수선하다고.

그렇지만 경제에 눈이 밝지 못한 처지에서 분식회계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다. 혹시 라면이나 떡볶이등 가루음식을 먹으며 셈을 따지는 걸 일컫는가 해서, ‘분식의 뜻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나서야 가루음식이 아니고, 한자로 粉飾이란 걸 알게 되었다.

내용이 없이 거죽만을 좋게 꾸밈.

실제보다 좋게 보이려고 사실을 숨기고 거짓으로 꾸밈.

[북한어] 분칠하여 곱게 화장함.

 

허긴 아무리 여기저기에서 이게 나라냐?”는 쓴소리가 돌아다니지만, 라면이나 떡볶이 등을 먹으며 셈을 따졌다고 주식 거래를 정지시켜서야 되겠는가. 그런데...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여러 가지 제재 조치를 완화해 달라고 하는 것을 보고 저희도 여러 가지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북한에 대해 좋은 관계를 갖고 좋은 말씀을 해 주시길 기대하겠다...”

북녘의 조선로동당고위간부가 로스께 대사(大使)에게 짖어댄 줄 착각했다. 이 나라 여당’(與黨)의 대표라는 분이 하신 말씀이란다.

 

북한이 노동·스커드 등 단거리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으며 여기에 핵탄두를 소형화해 탑재하는 기술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 ·미사일 관련 활동이 6월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양키나라 연구기관이 아니라 이 나라 국가정보기관이 밝힌 내용이란다. 그 정보기관과 이 나라 군대의 평가는 그것을 통상적 활동이라고 한단다. ‘북악(北岳) 산장대변인의 말을 빌리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는 무관하기도 하고...


 

북녘의 로동신문이 엊그제 최고 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이 나라 군대와 통일부에서는 친절하게도 대외용 무력시위가 아니다. 북한 주민을 향한 과시용이다. 도발이 아니다...” 등등의 취지로 거의 개무시하고 있다고 한다.

남북 군사합의가 정당하다는 걸 포장하면서, 그리고 이 나라 국민의 불안·불신을 해소시키려는 눈물겨운 배려’(?)에 콧물이 나올 지경이다.

 

이런 경우에도 분식’(粉飾)이란 수식어를 쓸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억지 춘향일 수도 있지만, 북녘의 제재 해제·완화입장을 뒷받침해 주기 위한 거간꾼’[또는 중재자] () 분식 비핵화’(粉飾 非核化)라면 좀 심했나? 물론 라면이나 떡볶이를 먹으면서 하는 비핵화는 아니다.

     

지난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했던 어느 학자께서 이런 주장을 한 적이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사회에는 북한을 보는 신화(神話 myth, 근거 없는 믿음) 3개가 있다. 형님: 우리가 형이니 아량을 베풀자. 그럴 줄 몰랐냐 : 북한은 원래 그런 것 아니냐. 전략적 사고: 미래를 위해 웬만하면 봐주고 넘어가자.”

 

작금의 북녘에 대한 이 나라 높은 양반네들의 태도, 나아가서 그를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무리들의 인식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그간 숱하게 당했으면서도, 그리고 계속 당할 텐데도 이 신화를 떨쳐버리지 못한다. 북녘에 대해서는 경험에 의한 학습도 필요가 없는 듯하다.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니 미루어 짐작하기로 하고... 특히 그런 점에서 주목할 것은 언제 적부터 형님이 아니라, 믿고 따르자똘마니론으로 바뀌고 있다는 설()도 있다.

 

이와 같은 3개 신화론에 더하여 북녘의 핵 개발에 대한 또 다른 ‘3개 신화, 과거 슨상님변호인시절부터 이 나라에 널리 퍼져왔다. 신화라기보다 환상이 맞을 수도 있다.

협상용 : 북녘 세습독재자들의 핵무기 개발은 양키나라와 협상을 위한 것이다. 실전용(實戰用)은 아니다.

착한 핵무기: 북녘은 어느 경우에도 핵무기를 같은 민족에게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핵보유 정당(正當): 북녘의 핵무기는 통일이 되면 우리 것이 된다.

 

이런저런 걸 따져보고, 이리저리 통박을 굴려보면 북녘의 비핵화’, 특히 양키나라 양반네들이 요즘 입에 달고 다니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앞날은 뻔할 뻔자 아니겠는가.

 

결국은 이렇게 귀결될 것이다. 3개의 신화3개의 환상을 버리지 않는 한, 저들의 분식(粉飾) 비핵화’ 수작(酬酌)질은 계속될 것이다. ‘비핵화 사기극(詐欺劇)’의 또 다른 이름으로. 그리고...

 

북녘의 핵무기는 쭈욱 이 나라 국민들의 머리를 짓누르게 된다. 그래도 분식’-결코 라면이랑 떡볶기는 아니다-맛이 좋다면 할 수는 없지만...

<本報 主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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