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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

-폴란드로 보내진 북한 고아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 31일 개봉
-비극적 상황 과거 아닌, 지금도 엄연히 진행 중


한국전쟁 당시 고아들과 폴란드 선생님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폴란드로 간 아이들31일 개봉했다. 이 영화는 67년 전 우리 아이들을 보살펴준 폴란드 선생님들의 생생한 증언을 담았다.


감독이자 배우인 추상미는 메스컴을 통해 꽃제비라고 불리며 떠돌아다니는 북한 소녀의 모습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저 아이의 부모는 어디에 있지?” 의문이 생겼다고 한다.


그는 우연히 알게 된 욜란타 크리소바타의 <천사의 날개>와 이 소설을 모티브로 다룬 다큐멘터리 <Kim Ki Dok 김귀덕>을 통해 전쟁고아들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고,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전 조사를 위해 탈북 소녀 이송과 폴란드로 간다. 오래 전 그곳으로 보내진 전쟁고아들의 흔적을 찾는다.


북한의 김일성은 전쟁 중 동유럽 사회주의 동맹국에 고아들을 맡기게 된다. 폴란드에 맡겨진 아이들은 1500. 이 사실은 비밀에 부쳐지다가 언론인이기도 했던 욜란타의 심층 취재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1951년 아이들이 폴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시골 마을 프와코비체 기차역에 도착했다. 이제는 아흔이 넘은 폴란드 교사들은 이 아이들의 외모가 모두 비슷해 누가 누군지 구분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폴란드 교사들은 전쟁이라는 상처를 겪은 아이들에게 자신들을 마마’, ‘파파로 부르게 했다. 그것은 친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겠다는 의지와도 같았다. 폴란드어를 배우고 폴란드 친구들과함께 노는 아이들의 해맑은 모습이 여과 없이 영상에 담겼다.


1959년 북한은 천리마운동으로 동유럽 국가로 보내졌던 고아들을 일제히 송환했다. 그것은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에게 또 한 번의 상처를 남겼다. 아이들과 교사들은 어려운 이별을 겪어야 했다.

이후 아이들과 폴란드 교사들은 서신 왕래를 했다. 아이들이 보낸 편지에는 힘든 노동에 대한 이야기와 그리움이 절절히 담겼다.


어떤 아이는 다시 폴란드로 불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편지를 보냈다. 교사는 누군가 감시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아이들과의 이별을 떠올리는 폴란드 교사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그들은 여전히 오래 전 만났던 동양의 어린 아이들을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는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타국의 고아들에게 그토록 연민을 가졌을까.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는 나치의 지배 아래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고아가 된 아이들도 많았다. 프와코비체의 양육원 교사들 중에도 전쟁고아가 있었다. 그들은 북한의 고아들을 보며 자신들의 아픔을 떠올렸다. 아이들을 사랑과 헌신으로 보육했고, 교사와 아이들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나갔다.


감독은 영화 제작 오디션에서 탈북 청소년들을 만나게 된다. 그가 만난 탈북 청소년들은 탈북 과정에서 겪은 아픔과 새로운 꿈에 대해 말한다. 폴란드 여행에 동행한 탈북민 이송 역시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폴란드에서 알게 된 누군가의 아픔을 느끼며 자신의 아픔을 직시할 수 있는 듯했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사랑과 박애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관객은 폴란드 교사들의 헌신에 감동하고 전쟁고아들의 영상을 통해 역사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 내 아픔을 넘어서 타인의 아픔을 돌아보게 한다.


영화에서 그려진 비극적 상황은 과거가 아닌, 지금도 엄연히 진행 중이다. 북한 어린이들은 여전히 배고픔에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떠돌고 있다. 여자들은 중국으로 물건처럼 팔려가 힘들게 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화를 보며 흘린 눈물을 마음으로 기억했으면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북한 공산정권의 기만을 객관적으로 바라봐야겠다. 그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말해왔던 평화와 화해란 실체가 아닌 트릭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공염불에 대한 동조는 북한 주민들에게 고통과 희생을 더해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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