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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분단국의 運命]⓱ 공산독재국가의 종교 자유


 비텐베르크(Witteberg) 성당 정문에 새겨진 마틴 루터 종교개혁 95개 조항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유럽 순방에 나선다. 17일에는 교황청을 방문해 “김정은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에 초청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특사 노릇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인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이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에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이 되다(South Korea's Moon Becomes Kim Jong Un's Top Spokesman at UN)"라고 보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블룸버그는 "김정은이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동안, 사실상 대변인처럼 칭찬하는 사람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물론 프란체스코 교황이 평양 방문을 수락할지 아직은 미지수다. 다만 교황이 내년에 일본 방문을 원하고 있어 일정에 북한을 포함시킬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김정은이 정말 교황의 평양방문을 수락할 지는 불분명하다. 북한의 교황 초청의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정일도 2000년 김대중의 권유에 따라 요한 바오로 2세를 초청한 바 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도 여러 변수가 있어 적지 않은 우여곡절이 예상된다. 특히 북한은 교황 방문과 관련해 열심히 收支(수지)를 저울질할 것이다.
분단국 동독의 사례를 살펴보자. 동독은 1983년 마틴 루터 탄생 500주년을 맞아 비텐베르크(Wittenberg)를 행사장으로 개방했다. 비텐베르크는 루터가 탄생한 곳으로 지금도 성당 앞에는 종교개혁 95개 조항이 새겨져 있다. 동독 정권이 행사를 허락한 이유는 첫째, 동독은 종교 자유가 허락되는 나라임을 국제사회에 알리려 했으며 둘째, 행사를 통해 적지 않은 자금이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동독에는 많은 교회가 있었고 복음전파의 자유가 허락되어 있었다.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 때문이 아니라 전통적인 기독교 문화를 정면 탄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서독 파트너 교회로부터 동독에 지원되는 연간 1억 DM에 달하는 외화는 포기할 수 없는 자금이었다.
하지만 루터 탄생 500주년 행사는 서독, 미국,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 크리스천 20만 명을 비롯해 전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을 동독으로 불러들였다. 분단 후 지속되는 보이지 않는 탄압으로 힘을 잃어가던 동독 크리스천들은 전 세계 기독인들이 동독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큰 위로를 받았다. 그 후 6년 만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며 자유통일의 길이 열렸다.
김정은이 교황을 초청하면 열렬히 환영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동독의 전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동독 급변사태를 몰고 온 라이프치히 월요데모도 니콜라이 교회의 촛불기도회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 북한에는 성당 1개와 2개의 교회가 있다. 하지만 모든 미사와 예배는 당의 통제 하에 있으며 철저히 연출된 행사에 불과하다.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어렵게 국제무대에 데뷔한 김정은이 교황의 방문을 통해 정상국가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교황의 방문이 지하교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메시지가 동독의 경우처럼 북한 지하성도들에게 자유를 향한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해 DMZ를 허물어낼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이래서 분단국의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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