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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칼럼

미리굴종을 감추고 싶은 남한의 희망적 사고편향

남한의 평화 구걸 광풍은 겁쟁이들의 자기기만의 산물일 뿐
남한엔 온전한 민주주의자도 애국자도 안 보인다. 얼치기 민족주의에 점령당했다
우리의 조변석개 냄비근성이 조만간 몰고 올 감정적 북한 혐오 역풍이 더 두렵다

과도한 기대 뒤에는 큰 실망이 따른다. 이는 상식이다. 너무 뜨거운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한다. 인간의 감정은 시시각각 변한다. 본인도 자기 마음을 모른다. 이유 없이 그냥 기분 나쁘기도 하고 앉은 자리에서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그런데 이런 우리 스스로도 다스릴 수 없는 감정이 우리의 결정을 좌우한다. 근래의 심리학적 연구 결과들은 인간이 이성과 논리에 근거해 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종래의 견해들을 부정한다. 인간은 결코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고 감정에 휘둘리는 비합리적 존재라고 보는 것이 더 현실에 가깝다고 한다.

감정은 원초적 본능에 더 가깝다. 인간의 정서를 관장하는 두뇌 부위는 이성을 다루는 부위보다 더 안쪽에 위치한다. 즉 정서는 이성보다 본능에 더 가까이 있다. 그래서 이성을 동원한 인간의 사리판단과 결정에는 정서가 깊숙히 개입된다. 오히려 정서는 이성적 결정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뒤집곤 하는 막후실세이다.

정서를 좌우하는 주되는 감정은 기쁨과 슬픔, 안도와 불안이다.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원초적 동기는 이 네 가지 정서에서 비롯된다. 동기는 접근동기와 회피동기로 나뉜다. 접근동기는 바람직한 일을 추구하게 하고 회피동기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을 피하게 한다. 접근동기로 비롯된 행위의 결과는 기쁨과 슬픔으로 느낀다. 회피동기에서 비롯된 정서는 안도와 불안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안도와 불안 같은 정서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인간의 본능과 직결되어 있어 만족을 추구하는 접근동기의 정서보다 생존에 더 직접적이고 절박하다.

생명체로서 생존이 우선인 인간에게 가장 영향력 있는 정서가 바로 공포인 이유일 것이다. 생명위협에 대한 공포는 이성이 동원된 의지와 수양으로 극복해야 하는데 이는 보통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외부에서 불가항력적으로 지속되는 가학적인 상황에 체념하고 그에 미리 굴종해 스스로 나약함과 비겁함을 위안한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외에도 모호함에서 비롯된 불안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변화가 가져올 불확실한 미래를 두려워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그래도 불안하면 현실도피적인 경향을 보인다. 불안을 떨쳐내는 바람직한 현실을 추상으로 그려내고 그에 안도한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 희망적 사고편향이라고 부른다. 희망적 사고편향은 계획오류를 부른다. 계획오류는 모두 긍정적인 상황만을 가정하여 꾸민 계획이 부정적인 상황을 만났을 때 틀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무슨 일이든 계획은 최악을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나 안보에서 이는 절대명제이다. 희망만으로 일이 다 잘 될 것 같으면 이 세상에 안 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지금 한반도에 불고 있는 평화 구걸 광풍이 바로 남한의 미리굴종, 희망적 사고편향에서 비롯되었기에 심히 우려스럽다. “우리 민족끼리 평화라는 환상에 잠시 마취된 국민들이 깨어난 뒤가 더 두렵다. 남한에 진정한 민족주의도 없고 온전한 민주주의자도 애국자도 안 보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느닷없이 불어 닥친 평화 구걸 광풍이 북에 바람을 맞고 잦아든 뒤 우리의 조변석개 냄비근성이 몰고 올 감정적 북한 혐오 역풍이 더 두렵다.

진정한 민주주의자라면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김정은독재와 공존공영을 떠벌일 수 없다. 북한의 참혹한 인권상황을 외면하고 남한 내의 양심적 대북 인권운동을 억압할 수 없다.

온전한 좌파라면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자유민주주의 선진국 좌익의 반만이라도 따라가야 하는 것 아닌가.

애국자라면 우리의 자랑스러운 자유민주주의 성취를 허물어뜨릴 수 있는 연방제통일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선전선동을 배격해야 마땅하다. 적화통일로 이어질 수 있는 망국적 망동에 단호하게 맞서야 옳을 것이다.

어설픈 민족주의적 망상으로 순진한 국민들의 혼을 어지럽히면서 북한 독재자에 체면을 불문하고 매달리는 현 집권세력이 북한 전제체제와 그 뿌리부터 한 통속이어서라는 심증이 굳어진다. 같은 민족이면 전제왕조와 자유민주주의가 같이 살 수 있다는 거냐는 물음에는 즉답을 회피하면서 북한이 달라질 수 있고 개혁개방으로 나갈 거라는 환상 주입으로 대중을 오도한다. 서로 상극인 체제가 하나로 어울려 잘 사는 나라의 사례는 아직 인류가 알지 못한다.

현 집권세력이 절대가치로 내세우는 평화도 구걸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다. 역사의 진리이다. 핵무기를 가진 북한에 미리굴종해서 얻은 평화가 얼마나 가겠는가. 현재 북한이 핵 폐기 협상에 끌려나온 것도 한국의 자유민주 세력이 시작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압박 때문이 아닌가. 만약 핵무기를 가진 북한에 지금 남한의 집권세력처럼 비굴하게 사정하고 들었다면 얼마를 퍼주어도 지금 같은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김정은은 핵을 포기할 수 없다. 개혁개방도 불가능하다. 김정은이 지금 같은 무소불위의 독재를 유지코자 하는 한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래서 지금 대북정책은 타겟이 틀렸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은 결코 북한의 완전한 핵 포기를 이루어낼 수 없을 것이다. 정말로 북한 비핵화가 절실하다면 김정은 독재정권을 겨냥해야 한다. 강도에게서 칼을 빼앗으려고 칼을 잡으려 하면 칼에 베기만 할 뿐이다. 설령 칼을 빼앗았다고 해도 강도는 다른 칼을 들고 다시 달려들 것이다. 그래서 강도를 쓰러뜨려 제압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성으로 내리는 답은 분명 이러한데 감정에 휘둘린 마음의 결정은 엉뚱한 곳으로 우리를 이끈다. 그리고 지금의 남북 평화 쇼 광풍이 잦아들고 나면 우리는 또 땅을 치고 후회를 할 것이다. 엊그제까지도 통일을 두려워하고 북한주민을 미개인 취급하던 마음이 김정은이 해쭉 웃는 얼굴 한 번 보고 동네 친구 같이 느껴졌다면 우리의 마음을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하지 않을까. 내 마음도 내가 모르는 세상이니 말이다. 우리 인간이 감정에 휘둘리는 존재인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냉철한 이성이 뒷받침해주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해결책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북을 대할 때 통일은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지상의 과제이다. 그 통일의 길은 북한의 자유화밖에 없다. 지금처럼 김정은독재를 보장해주는 길로 간다면, “서로 간섭하지 않고 산다면 이는 영구분단의 길이다. 영구분단의 길을 가며 통일을 그것도 연방제통일을 떠벌이는 자들은 사기꾼이거나 내심 적화통일을 바라는 자들일 것이다.

 

장 대 성 2018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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