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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미북정상회담은 북한 노예 해방을 지향해야

북한 핵 폐기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안 된다




오는 612일로 예정되었던 미북정상회담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엊그제 북한 외무성 김계관에 이은 최선희의 무례한 담화에 열을 받은 트럼프가 회담 취소를 전격 발표하더니 하루 지나서 꼬리를 내린 김계관의 정중한담화에 트럼프는 다시 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말하는 등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미북 사이의 줄다리기에 한반도 정세가 심히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딜의 핵심은 북한 핵무기의 CVID와 체제보장을 맞바꾼다는 것인데 이 두 가지는 애초에 주고받기는커녕 개별적으로도 성립이 되지 않는 정치적 어휘에 불과해 이런 접근법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던 안 열리던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 북한은 절대 핵무장을 포기할 수 없다. 게다가 북한 핵의 CVID 자체가 당초에 실현 불가능하다. 체제보장은 누가 해주고 말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북한 같은 노예체제를 누가 감히 지지하고 옹호해주겠는가.

북한체제가 핵을 버리고 외부세계에 투항해 개방되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은 북한을 몸으로 겪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북한 내부에 스며든 경험이 없는 외부의 이론가, 공상가들, 정치꾼들, 사기꾼들은 저마다의 잇속에 준거해 북한이 핵도 포기하고 개혁개방으로 한반도에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을 거라는 환상을 확대재생산한다. 그들 눈에는 노예제 왕국의 군주 김정은이 던져줄지도 모르는 고깃덩어리만 어른거리는 모양이다.

 

어제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태영호의 증언록 ‘3층 서기실의 암호를 읽었다. 어쩌면 그렇게 우리 탈북자들과 이심전심인지 역시 출신은 속일 수 없었다.  태공사는 저서에서 북한은 현대판 노예사회라고 단언하며 통일은 노예 해방 혁명이라고 선언했다. 그렇다. 통일은 북한 노예 해방 혁명이어야 한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은 물론이고 일생을 지하 핵시설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연구노예들을 비롯하여 북한주민 전체가 김씨왕조의 노예이다. 주거의 자유, 이동의 자유, 직업의 자유 등이 철저히 박탈된 채 물샐틈없는 조직망에 묶여 당, 보위부, 보안부 등의 3중 감시통제 하에서 김씨왕조 우상숭배를 강요당하다가 조금 말실수라도 하게 되면 곧바로 처형되고 종신감옥인 정치범수용소로 일가친척 모두가 끌려가 3대 멸족을 당한다.  태공사는 저서에서 북한 상류층이 그 살벌한 독재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지, 실패한 자는 어떻게 지옥으로 떨어져 갔는지 생생히 증언했다. 그리고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북한 체제를 지탱하는 양대 기둥은 김씨일가 우상화와 공포의 동원화이다.

그런데 외부세계에서 북한이 갖은 고귀한 글귀들로 꾸민 김씨일가의 역사는 모두 거짓이고 과장된 것으로 조롱거리였다는 걸 북한주민들이 알게 되면 우상화는 물먹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다. 공포통치도 철저한 감시통제를 전제로 하는데 개방은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허용해야 해 통제가 어렵게 되고 공포의 동원화가 약화된다.


따라서 김정은이 독재를 포기할 생각이 아닌 이상 개혁개방은 선택지가 아니다. 개혁개방 없이 노예들을 가두고 외부의 군사적 공격을 걱정하지 않으면서 독재를 유지할 확실한 수단은 핵무기밖에 없다. 그래서 핵 포기도 김정은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  지금 김정은은 오직 평화 쇼로 시간을 벌 생각이다. 트럼프가 중간선거에서 패하고 다음 대선에서 물먹길 기다리는 것이다. 태영호공사가 북한이 유럽과 미국을 상대로 벌린 인권대화와 핵협상 사례들에서 밝혔듯이 북한의 외교는 철저한 2중 플레이이다.

 

공산주의자들과는 말을 길게 섞지 않는 것이 좋다. 그들을 대화로 이기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설사 이길 수 있더라도 그 가치에 비해 너무 시간과 정력이 많이 든다. 협상에 일단 말려들게 되면 결국 먼저 지치는 쪽이 지게 되어 있다. 북한은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데 아무리 미국이라도 그들을 당해내긴 버거울 것이다. 이미 실증사례도 있지 않은가. 결국 지치게 되면 적당히 마무리할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민주정의 정치인들에게 정치일정은 무시하기 힘들 때문에 더욱 그렇다.  CVID 즉 완전한 비핵화는 태공사의 표현처럼 'SVID'(sufficient,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ing) 즉 충분한 비핵화로 얼버무려질 수도 있다.

 

따라서 김정은이 자진해서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이 확실한 이상 급작스러운 정상회담 등 섣부른 협상보다는 백기투항 할 때까지 지속적인 제재와 압박으로 일관하는 편이 더 북한의 비핵화와 자유화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만에 하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더라도 그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없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돈을 주면 김정은 독재는 더욱 강화된다. 그만큼 북한 노예체제는 연장된다.


미국은 북한 핵의 CVID는 당연하고 핵무장 같은 나쁜 짓에 대한 보상은 없다는 것이 초심이었는데 최근에는 북한에 체제보장과 경제적 보상을 약속한다고 해 당초의 원칙에서 물러섰다. 북한 공산주의자들은 상대가 한 번 물러서면 더 끝가지 파고들어 물고 늘어지는 자들임을 명심해야 한다.

 

북한이 스스로 개혁개방을 해 외국투자를 받아들일 준비를 갖출 때까지 절대로 경제적 보상이나 지원을 하면 안 된다지금 같은 전면적 제재와 압박만이 김정은이 손을 들고 노예들을 풀어주는 해방의 날을 앞당겨 줄 것이다.

 

미북정상회담도 이러한 북한의 노예 해방을 지향해야 한다.

 

장 대 성  2018년  5월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