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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김정은이 10.10 노동당 창건절에서 언급한 “남북이 다시 두 손 마주 잡자”는 일종의 ‘위장평화공세’ 일뿐이다... 정신줄 놓고 김정은의 제안을 환영하는 정부와 여당은 진실을 직시하라.

△역대 북한정권의 제의는 북한의 상투적인 평화기만(平和欺瞞)공세이자 화전양면(和戰兩面)작전이었다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관계 발전과 동포애 성의 보이려면 노동당규약의 ‘남조선 공산화’및 헌법의 ‘핵보유국’ 명기 폐기해야

△6.25 직전에도 남북 단일정부 구성 위한 총선을 8.15에 실시하고 군대와 경찰을 통합하자는 등 위장평화 제의를 한 후 선전포고 없이 남침한 쪽이 북한이었다

△북한에서 협상이란 상호문제해결과정 아닌 승리를 목표로 한 군사작전과 혁명성취의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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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일이라고 북한 스스로 기념하는 지난 10월 10일 이른바 ‘쌍십절’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도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낸다”며 “하루빨리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으로 인한)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말하자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반색하고 나섰다.

 

통일부는 이날 " 우리 국민들에게 위로를 보내고 남북관계 개선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한다"면서 "이런 연설 내용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례적인 언급"이라고 전제, "우리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의지에 화답한 것으로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청와대는 최근에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총살사건을 감안해 환영보다는 남북 합의 준수를 강조하면서도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입장에 주목한다"고 했다. 국방부 역시 북한이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탄(ICBM) 등을 공개한데 대해 무기체계의 정밀분석을 하면서도 "다만 군사력을 선제 사용하지 않겠다는 북한 입장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그 모습을 바라보는 우리 국민들은 피눈물이 난다”고 비판했다.

 

청와대와 국방부,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의 이같은 반응은 북한이 노동당 창당 기념식에서 뉴욕, 워싱턴을 동시에 때릴 수 있는 세계 최대급 신형 이동식 ICBM과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넣는 초대형 방사포 등 신무기들을 공개함으로써 크게 우려할 상황인데도 김정은의 "다시 마주 손잡자" 한 마디에 감읍한 나머지 또 다시 반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과거 역사적인 경험으로 볼 때 김정은의 이같은 언급은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궁지에 몰리거나 대내외적 전략상 필요할 때 상습적으로 전개해온, 진정성이 결여된 화전양면전략(和戰兩面戰略)이자 위장평화공세(僞裝平和攻勢)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남북한 최대 현안은 북한 비핵화이다. 미‧북간, 국제사회의 최대 현안의 하나도 북한 비핵화다. 만약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한 관계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그리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행동하기를 바란다면 전 한반도의 주체사상화와 공산화통일을 못박고 있는 노동당규약과 핵무기 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있는 그들의 헌법 전문(前文)을 폐기 또는 수정하겠다고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물론 문재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북측에 대해 한번도 ‘북핵폐기’, 즉 ‘북한 비핵화’를 요구한 적이 없다. 문 대통령이 2018년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서명한 4.27판문점 남북공동선언과 9.19평양 남북공동선언에서도 ‘북한 비핵화’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언급한 ‘한반도 비핵화’란 유사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 배제 및 긍극적으로 전시작전권 조기환수, 한미연합사 해체, 주한미군철수, 한미동맹폐기와 연결되는 개념이다. 북한은 그들이 주장해온 ‘한반도의 비핵화’ 에 핵을 가진 국가의 군대가 절대로 남한에 주둔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는 6.25 전쟁 바로 직전에 노골화됐다.

 

북한은 6.25 전면 남침 직전 남침계획을 철저히 속이기 위해 1950년 6월 9일(D-16) 급조한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이란 대남위장평화기구 명의로 남한에 대해 각종 위장평화공세를 벌였다.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통일을 위한 최고입법기관 설립을 위한 총선거를 8월 5-7일에 실시해 최고입법기관 첫 회의를 8월 15일 소집하자면서 남북한 동시 총선실시를 위해 개성이나 해주에서 남북 제(諸)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를 7월 15-17일 북측의 해주(海州)나 남측의 개성(開城)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6월 10일(D-15)에는 평양에 억류돼 있던 민족진영 지도자 고당(古堂) 조만식(曺晩植)을 남한에서 체포된 남노당 간첩총책 김삼룡(金三龍)·이주하(李舟河)와 교환하자고 제의, 우리 정부가 이를 수락하자 차일피일 교환을 미루다가 6월 26일 교환하자는 역제의로, 6.25 남침 기도를 철저히 은폐하는 기만전을 펼쳤다.

 

북한의 평화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북한은 6월 19일 ‘최고인민회의’ 명의로 대한민국 국회에 대해 “① 대한민국 국회와 북측의 ‘최고인민회의’를 통합하여 단일 입법기관을 구성하고 ② 이 입법기관에서 남북한 단일정부 구성을 위한 헌법을 제정하며 ③ 이 헌법에 의거하여 남북한 단일 입법부 구성을 위한 총선거를 실시하고 ④ 새로이 수립되는 정부는 남북한의 기존 군대, 경찰, 기타 치안 병력을 통합하여 하나의 군대 및 경찰로 단일화 하며 ⑤ ‘유엔 한국위원단(UNCK: United Nations Commission on Korea)’은 추방하되 ⑥ 이 모든 절차를 금년(1950) 8월15일까지 완결하자”는 것이었다.

 

북한을 그러나 “이승만(李承晩), 이범석(李範奭), 김성수(金性洙), 신성모(申性模), 조병옥(趙炳玉), 채병덕(蔡秉德), 백성욱(白性郁), 윤치영(尹致暎), 신흥우(申興雨) 등 9명을 ‘민족반역자’라고 단정하고 이들을 체포하라”는 실현 불가능한 전제 조건을 달았다. 특히 윤치영이 이끄는 대한국민당과 김성수가 이끄는 민주국민당은 ‘남북 제정당사회단체대표자협의회’ 참가를 금지는 조건이었다. 당시 대한민국에서 이승만은 대통령, 이범석은 국무총리, 김성수는 곧 부통령으로 선출될 사람, 신성모는 국방부장관, 조병옥은 곧 내무부장관이 될 사람, 채병덕은 육군참모총장, 백성욱은 내무부장관, 윤치영은 서울시장 그리고 신흥우는 주일대사였다. 이들에 대한 북한의 배제 요구는 사실상 문제의 ‘제정당사회단체대표자연석회의’를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었다. 현실을 무시한 위장 제의였을 뿐이다.

 

이승만 정부와 국군은 북한의 이러한 위장평화공세를 반신반의하면서도 조만식과 김삼룡

 

교환에 나섰는가 하면, 6월 10일 전후방 군지휘관 전면 교체, 6월 24일 비상경계령 해제 등 불가사의한 대응을 함으로서 김일성 기습남침에 속수무책으로 모든 전선이 일시에 붕괴되는 치욕과 참상을 당했다.

 

​1950년 6월 당시 북한의 긴급제안이 6.25와 8.15라는 일정에 맞춰져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이승만 정부와 국군은 우중(雨中)에 아직 야음(夜陰)이 걷어지지 않은 일요일인 6월 25일 새벽 4시 38선 전역에서 기습남침을 당하고서야 “북한의 위장공세에 속았구나!”며 실상을 알게 됐다. 그건 북한이 수립한 무력통일 50일 작전(6월 25일-8월 15일)이었다.

 

탈냉전 도래 이후 북한은 ‘체제 생존’이라는 사활적 국가이익을 위해 대내외적 안보환경을 구축하려는 ‘和전략’과, 생존수단인 ‘핵무기’ 개발 추구라는 ‘戰전략’을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투사해왔다. 북한은 이러한 이중적 성격의 ‘화전양면전략 및 전술’을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에서 주기적이고 만성적인 위기국면을 조성해 왔다

 

공산주의자들에게 협상이란 공산주의의 실현을 위한, 혹은 자본주의사회의 파괴를 위한 일시적이며 전술적인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공산주의자들이 협상의 필요를 느낄 때는 공산당의 기도가 좌절될 때, 즉 혁명 퇴조기에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시간을 벌거나 상대편을 기만할 필요가 있을 때 등이다. 공산주의자들의 전략에 있어 혁명의 퇴조기는 ‘적이 강력하여 퇴각이 불가피하며 적의 도전에 응하는 것이 명백히 불리한 단계’로서 이 시기의 가장 효과적인 투쟁수단은 통일전선전술, 계급적 대중동원, 주적(主敵)의 고립화 등이다.

 

공산주의자들은 또 생존이 불가능하던가 멸망 직전에 처했을 때, 그들의 세력이 상대방보다 취약하다고 생각될 때, 그리고 상대방에게 원조를 기대할 수 있을 때 협상을 벌인다. 그리고 협상도중 그들에게 유리해 보이는 결정적 시기가 도래하면 곧바로 실력투쟁(무력투쟁)으로 전환하는 것이 그들의 상투적인 전술이다.

 

북한은 그들의 최종 목표인 한반도 적화통일을 위해 오늘날까지 화전양면 전략‧전술을 구사해 왔다. 그 증거로 평화공세를 전개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휴전이후 지금까지 약 2800여건에 달하는 정전협정 위반을 자행해 왔다.

그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1960년대 - 연방제 제의 후 1.21 무장 공비 및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 △1970년대 - 자주‧평화‧민족 대단결을 대내외에 천명한 7.4남북공동성명 후 땅굴 굴착, 8.18 공동경비구역(JSA) 도끼만행 사건 △1980년대 - 남‧북‧미 3자 회담 제의 후 미얀마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 ‘민족단합 5개항’ 발표 다음날 KAL 858기 공중테러 폭파 △1990년대 - 소떼 방북 및 차관급회담 제의 직후 동해안 잠수정 침투 △2000년대 수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평화다짐’ 이후 -월드컵 4강전 있는 날 서해교전 자행(2002),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2010), DMZ 목함지뢰 도발(2015), 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및 시신훼손(2020) 등이다.

 

 

6.25전쟁 중인 1951년부터 1952년까지 판문점 군사정전회담 유엔군측 수석대표였던 미국의 조이(C. Turner Joy)제독은 그의 경험을 토대로 집필한 ‘공산주의자들은 어떻게 협상하는가’(How Communists Negotiate, New York, The Macmillan Company, 1955)에서 공산측과의 협상을 전투에 비유하면서 “전장(戰場)은 길고 좁은 초록베이지 색깔의 커버를 씌운 테이블. 무기는 혀, 그리고 피를 흘리는 전투는 아니었지만 정전회담이라는 특이한 군사작전이었다”라고 기술했다.

 

그는 북한측의 협상행태에 대해 ① 유리한 조건 위에서만 협상하려 한다 ② 우수한 전문가들로 협상대표단을 구성한다 ③ 의제 협상 단계에서 그들이 달성하고자 하는 결과를 의제에 담아내려 한다 ④ 회담 도중 ‘엉뚱한 사건’을 조작하여 이를 그들의 협상 또는 홍보 목적 달성에 이용한다 ⑤ 협상 진전을 방해하는 장애물(전제조건 등)을 조성하여 상대편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⑥상대방에게 ‘희망’을 줄 목적으로 뒷날 위반하거나 파기한다는 계산 아래 일정한 부분적 ‘합의’를 허용한다 ⑦ 일단 이루어진 ‘합의’에 대해선 실천ㆍ이행 단계에서 행사할 수 있는 거부권을 유보한다 ⑧ 회담 도중 돌연 ‘터무니없는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관한 그들의 ‘양보(?)’를 대가(代價)로 본래의 협상안건에 관한 상대편의 ‘양보’를 유도한다 ⑨ 회담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거짓말과 사실왜곡을 서슴지 않는다 ⑩ 상대방의 ‘양보’는 상대방의 ‘약세’(弱勢)로 간주해 ‘되로 주고 말로 받기’ 식의 강탈적 흥정을 시도한다 ⑪ 이미 이루어진 ‘합의’는 필요할 경우 ‘합의’ 사실을 부인하거나 아니면 ‘해석상의 차이’를 유도하여 이의 실천ㆍ이행을 불가능 하게 만든다 등으로 정리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클린턴 행정부까지 미 국방부에서 근무했던 척 다운스(Chuck Downs, 전 미국 국방부 아‧태지역 부국장)은 1953년 한국휴전협정에서 1990년대의 6자 핵회담에 이르는 과정에서 드러난 북한의 협상 전략 분석에 초점을 맞춘 ‘오버 더 라인’(Over The Line, 미기업연구소(AEI), 1999)이라는 책에서 “흔히 북한은 비합리적이고 때론 미치광이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협상 전략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협상목표는 △협상 과정에서 적대적 분위기 조성을 통한 주민 통제강화와 내부 정적들 숙청 △실패한 경제 또는 체제상 문제를 보상해줄 수 있는 대가의 추구 △미국 등 적국의 무장 해제 등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정치협상용어에서 남북협상을 “우리 인민의 최대 민족적 과업인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북조선 대표와 남조선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앉아 토론하는 것”으로 정의 하면서 협상을 남조선혁명을 위한 전술적 수단으로 운용하고 있다. 대외협상도 반제·민족해방을 위한 투쟁으로 정의하며, 협상은 투쟁에 사용되는 수단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냉전 체제하에서 공산주의자들이 흔히 사용했던 협상 전략으로, 북한은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협상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투쟁의 한 방편으로 여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북한의 국가 목표란 노동당 규약과 헌법에 명시된 바와 같이 △ 당면목표로서 사회주의 체제유지(최소 목적), △ 최종목표로서 한반도의 적화통일 및 전세계 공산화(최대 목적)를 말한다.

 

북한이 구사하는 대표적인 협상전략으로 ‘벼랑끝 전술’(brinkmanship)과 ‘살라미 전술’(salami tactics), ‘허풍(뻥) 전술’(bluffing tactics), ‘성동격서’(聲東擊西: look one way and row another)전술, ‘위장평화 공세’(disguised peace propaganda offensive)전술 등을 들수 있다.

 

벼랑 끝 전술은 북한의 가장 대표적인 협상 방법이다. 각종 도발과 위협으로 위기를 극대화함으로써 상대방과 대등한 협상 환경을 조성하는 전술이다. 김일성이 1993년 준전시상태 선포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1차 북핵 위기를 만든 뒤 미국을 회담 테이블로 끌어내 ‘제네바 합의(1994년 10월 21일)’를 이뤄낸 것을 둘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한 해에만 김정은은 미국 본토와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넣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9발을 포함해 총 20발의 미사일을 쏘고 한 차례 핵실험을 강행한 뒤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이후 김정은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 ‘핵·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등을 내세워 한국의 중개로 미·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냈다.

 

‘살라미 전술’이란 어떤 문제가 발생 했을 때 각각의 단계로 의제를 쪼개 협상을 진행하고 이익을 챙기는 방법을 일컫는다. ‘살라미’는 얇게 썰어 먹는 이탈리아의 드라이 소시지를 가리킨다. 즉 딱딱한 소시지를 잘게 썰어 먹는 것처럼 여러 현안을 부분별로 세분화해 각각에 대한 대가를 받아냄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술이다. 6자회담 당시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핵 포기 의사 표명, 미사일 발사 중단, 핵 시설 동결, 핵 사찰, 핵 폐기 등으로 잘게 나눠 단계마다 경제 지원과 체제 보장 조치 등을 요구한 게 대표적 사례다. 의제를 추가해 판을 바꾸는 전술도 있다. 북한이 1990년 미국과 플루토늄 생산 중단 여부를 협상하다가 갑자기 경수로 필요성을 추가로 제기해 2기의 경수로 건설 지원을 약속받은 게 대표적 사례다.

 

성동격서(聲東擊西)전술이란 이쪽(동쪽)을 노리는 듯 하면서 저쪽(서쪽)을 치는 전략이다. 북한이 2018년 5월 16일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이날로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일방 취소한 것은 6월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한 대미 메시지라는 관측도 나왔다. 남북 간 고위급 회담을 취소함으로써 중대 담판을 앞둔 미국을 향해서도 “우리를 쉽게 보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것이다. 즉, 남한을 겨냥한 듯 하면서 미국을 치는 것이라는 얘기다.

 

북한은 합의문도 원칙적인 수준에서 애매모호하고 이중적인 메시지를 담게 한다. 협상 테이블에서는 얼굴을 붉히며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는 감정 전술도 자주 등장한다. 상대방의 양보를 약함의 표시로 받아들이고 자신들은 좀처럼 양보하려 들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서방 측 협상가들이 의제 선정의 주도권을 빼앗기거나, 뻔뻔한 제의에 맞대응하지 못해 협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북한은 협상에서 이상의 전술들 말고도 전사(戰士)적 협상 행태인 막무가내식 조야성(toughness)전술, 상대무시(ignorance)전술, 거짓양보전술(haggling)전술, 시간지연(deadline)전술, 예언자적 요구(Sibyline books)전술, 체면유지(face-saving)전술, 뽑아먹기식(raisin picking)전술, 맞대응(보복, 앙갚음)(tit for tat)전술, 책임전가(buck-passing)전술, 희생양만들기(scapegoatism)전술, 선제방어전술(preemptive tactics), 주도권(initiative)장악전술, 전제조건(precondition)제시전술, 위협및 최후통첩(threat and ultimatums)전술, 협상장 퇴장 위협(work-out threat) 전술, 중개자(arbitrator) 사용전술, 미끼전술의 일종인 일보후퇴 이보전진(rejection-then-retreat) 전술 등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다음은 북한의 협상전술(전략) 행태를 요약한 것이다.

△belly-up tactics(wolf in sheepskin: 양의 탈을 쓴 늑대 전술)

△brinkmanship tactics(벼랑끝 전술)

△bluffing tactics(허풍(뻥) 전술)

△tit for tat tactics(quid-pro-pro, 맞대응(보복) 전술)

△brier rabbit tactics(상대의 심리를 역으로 이용하는 전략)

△oblique tactics(완곡전략: 예컨대 회의 장소에 늦게 도착한다거나 정해진 회의일정을 고의로 연기한다든지, 중요한 문건을 고의로 빠뜨리고 나오는 등의 행태를 보이는 전술 또는 전략)

△buck-passing(책임전가 전술)

△toughness tactics(조야성(粗野性 전술)

△ignorance tactics(상대 무시 전술)

△precedent tactics(선례요구와 전제조건 추가 전술)

△fake authority tactics(가짜권한 전술)

△deadline tactics(시간벌기 지연 전술)

△threat and ultimatums(위협및 최후통첩 전술)

△work-out threat(협상장 퇴장 위협 전술)

△arbitrator(중개자 사용전술)

△scapegoatism(희생양 만들기 전술)

△disguised peace propaganda offensive(위장평화 공세 전술)

△off-the-record negotiation(비보도 전제 협상)

△salami tactics(살라미 전술)

△decoy tactics(미끼 던지기 전술)

△hit-and-run strategy(치고 빠지기 전략)

△lock-in tactics(tied-in hand tactics : 손발 묶기 전술)

△bottom-line tactics(최대 양보선 확보 전술)

△raisin picking(뽑아먹기식 전술)

△haggling tactics(거짓양보 전술)

△muddling through(버티기 전술)

△hedging(양다리 걸치기 전술)

△bandwagoning(편승 전술)

△breakthrough(돌파 전술)

△binding(속박 전술)

△face-saving(체면유지 전술: 예컨대 북한은 과거 10만t의 비료를 지원받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식 회담에 임하고, 회담 회피를 위한 빌미만을 찾았다)

△The Desert Fox(사막의 여우 전술, 2차 대전의 패전 영웅 롬멜(Erwin Johannes Eugen Rommel)장군의 능수능란한 전술에서 유래)

△distancing(단절 전술)

△containment(봉쇄 전술)

△benign neglect(무시 전술)

△hedgehog tactics/porcupine tactics(고슴도치 전술)

△scorpion tactics(전갈 전략, 자기절단(自己切斷))·자할(自割) 전략이라고도 함)

△Sibyline books(예언자적 요구 전술)

△nibbling(니블링 전술: 계약의 성사 단계에서 작은 것 하나를 더 양보 받는 전술. 좀 치사하지만 효과가 좋은 전술이다. 하지만 숙련된 협상가는 상대의 니블링 전술에 카운터니블링(counter-nibbling) 으로 맞대응한다)

△Zajonc effect(자이언스 효과 전술: 상대방과의 만남을 거듭할수록 호감을 갖게 된다는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Robert Zajonc)의 이론을 토대로 한 협상전략. 노출효과(exposure effect)전술이라고도 함)

△콩코드 효과(Concorde effect: 손실로 이어질 것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때까지 투자했던 노력과 경비, 시간이 아까워서 협상을 그만두지 못하는 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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