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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영세 유학일기 16] 에피소드 1

-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 졸업
- 미국 펜실바니아대학교 경제학 박사, 전 한국산업기술정보원 원장
- 전 대구사이버대학 총장 겸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이사장,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이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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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일기를 마치기 전에 몇 개의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한다.

 

첫째는 우리 클래스에 프랑스에서 온 여학생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프랑스 사람답게 품위가 있고 교양이 있어 미국 학생들 사이에서도 비교적 인기가 있었다. 첫 1년이 지나고 보이지 않아 예비시험에 실패한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1년 뒤에 캠퍼스에 다시 돌아 왔다. 그동안 어디서 무엇하고 왔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녀는 놀랍게도 통일교를 공부하고 왔다고 하였다. 자기는 그동안 삶을 살면서 회의와 방황을 많이 했는데 통일교를 만나 모든 삶의 회의가 사라졌고 확신을 얻었다고 하지 않는가…….

 

즉 그녀는 무니(Mooney)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무니란 문선명이 창시한 통일교의 교도를 미국사람들이 부르는 별칭이다. 당시 미국 청년들은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있었다.

 

반전운동과 히피가 그 대표적인 현상이었다. 그래서 그 정신적 공백기에 통일교가 한때 인기를 끌었다. 특히 아이비 대학에 파고들어 많은 관심을 끌고 있을 때였다. 필라에도 문선명씨가 와서 설교를 하였고 학교 캠퍼스에도 무니들이 통일교를 전도하였다.

 

나에게도 접근을 하여 호기심에 한번 그들이 살고 있는 타운하우스에도 가 본 적이 있었다. 그들은 공동생활을 하면서 문선명 사진과 태극기를 걸어놓고 한국말로 ‘아버지’하면서 기도하였다. 그래서 한국 사람에게는 특별한 관심과 친절을 베풀었다.

 

그런데 이 프랑스 여학생이 무니라니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통일교에 매우 진지하였다. 나에게도 역으로 전도를 하는 것이었다. 하루는 자기 기숙사 방에 나를 초청하여 가봤다. 놀랍게도 냉장고에 김치를 넣어놓고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자기는 한국남자와 결혼하는 것이 꿈이라고 하였다. 또 하루는 자기 어머니가 프랑스에서 자기를 보러 왔다면서 나에게 인사를 시켜 주었다.

 

나는 그때만 하여도 전혀 통일교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교회에 나가는데 그 교회마저 진정성을 가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나가는 사교장 정도로 여기고 있을 때였다. 하물며 통일교에 대해서는 약간의 경멸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에 대해서도 마음속으로 별 진지하게 대하지 않았다. 그녀는 통일교에 빠져 공부가 많이 늦어졌다. 내가 거의 끝날 즈음에 아직 논문을 착수하지도 못하고 기숙사 프론트에서 늦은 밤 시간에 아르바이트를 하였다.

 

나는 늦은 밤시간에 한 번씩 로비에 내려가 보면 거기서 데스크를 지키고 있었다. 자연히 여러 얘기를 많이 나누었으나 나는 공부를 빨리 끝내고 한국에 돌아가려는 마음에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내가 논문을 끝내고 귀국하고 그녀는 그대로 남아 있었는데 나중에 들리는 얘기로 그녀가 어느 미국 학생과 데이트를 하는 것을 봤다는 누구의 소식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같은 클래스의 누구도 그녀의 소식을 아는 사람이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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